PA 간호사 추가된 전문인력·중증환자 중심
의협 “전공의 공백 사태 해결 의지 없어”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계획을 발표했지만 의료계는 신규 전문의 배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내놓은 '임기응변'일 뿐이라고 혹평했다(ⓒ청년의사).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계획을 발표했지만 의료계는 신규 전문의 배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내놓은 '임기응변'일 뿐이라고 혹평했다(ⓒ청년의사).

정부가 추진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에 의료계는 “실효성 없는 임기응변”이라고 지적한다. 전공의 없이도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인력 중심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다. 전공의는 물론 의대생도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당장 내년에는 신규 의사도, 신규 전문의도 사라질 판이다.

보건복지부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지난 6일 의료개혁 추진 상황 브리핑에서 “전공의 공백 장기화로 전문의 배출 시점이 연기되면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인력 중심병원 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면서 “비중증 환자 진료를 줄이고 중증 중심으로 진료 구조를 새롭게 전환하면서 전문인력 중심으로 업무를 재설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은 그 방향이 ‘전문의 중심’에서 진료지원(PA) 간호사가 핵심 인력으로 추가된 ‘전문인력 중심병원’으로 바뀌었다. 또 상급종합병원을 권역 내 진료 협력 중추병원으로 육성하고 ‘전문 의뢰·회송 시스템’을 도입한다. 중증환자 비중도 60%로 늘릴 계획이다.

의료계는 ‘빛 좋은 개살구’라고 비판했다. 전문의 배출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기응변으로 PA 간호사로 공백을 메우려는 정책을 ‘전문인력 중심병원’으로 포장했다는 것이다. “PA 중심인 병원이 중증 환자를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을 제대로 하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 사업’을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의협은 “정부가 전공의 공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의지는 모이지 않고 실효성 없는 임기응변식 대책만 내놓는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협은 정부 대책이 “대학병원의 근본 기능을 망각한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우수한 전문인력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게 중요한 역할인데도 “의사면허를 가진 예비 전문의인 전공의 비율을 줄여 마치 비전문 인력인 것으로 호도하고 간호사를 숙련된 전문인력이라고 포장해 국민을 속인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전공의 공백으로 환자 수용이 어려워 병상을 줄이고, 줄어든 병상만큼 중증 환자 비율을 늘려 의사가 아닌 간호사로 중증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게 진정으로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이냐”며 “의료개혁이랍시고 내놓는 대책들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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