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임·직원에 경영 상황 공유
충남 부분자본잠식, 세종 잠식률 241% 완전자본잠식
"세종 정주 여건 개선 위해 필요하다더니 국고 27%뿐"

충남대병원은 부분자본잠식, 세종충남대병원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청년의사).
충남대병원은 부분자본잠식, 세종충남대병원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청년의사).

심각한 재정난을 호소한 충남대병원과 분원인 세종충남대병원이 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됐다. 세종충남대병원 상황은 본원보다 더 나빠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기업회생신청을 한 티몬·위메프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여서 ‘의료판 티몬·위메프 사태’라는 말도 나온다.

충남대병원 조강희 원장은 지난 30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상반기에만 368억원 적자가 발생한 경영 상황을 공유했다. 조 원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충남대병원은 148억원, 세종충남대병원은 220억원 적자다.

2023년도 기준 충남대병원은 자기자본이 971억원이지만 자본금이 991억원으로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조 원장은 특히 세종충남대병원이 자기자본 마이너스 1,214억원에 자본금 848억원으로 자본잠식률 241%인 완전자본잠식 상황에 빠졌다고 전했다.

조 원장은 “병원 운영비와 세종충남대병원 전입금 지원을 위한 추가 차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대 증원 정책 이후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하면서 충남대병원은 하루 평균 4억원이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 부족한 자금은 월 평균 100억원으로 연간 규모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됐다. 조 원장은 “병원 운영비와 하반기 세종충남대병원 건립 장기차입금 원리금 186억원 상환을 위해 추가로 500억원 차입이 불가피하다”며 “2024년 상반기 차입금 500억원은 이미 소진됐다”고 했다.

이같은 경영 상태로 인해 “일부 대규모 국책연구비 수주에도 우리 병원(충남대병원)은 제외도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라고도 했다.

조 원장은 “전공의 부재 상황이 비단 우리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이나 우리 병원의 재정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은 세종충남대병원 건립 비용을 장기 차입금으로 충당해 작년부터 원금 상황을 시작하고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종충남대병원 건립 시기인 지난 2018년 2.7%이던 금리는 2024년 4.9%로 인상됐다.

조 원장은 세종충남대병원이 “지역 정주 여건 향상을 위해 설립된 세종시 유일 국립대병원”이지만 건립 사업비 총 3,671억원 중 27%인 988억원만 국고로 지원받았다고 했다. 나머지 2,629억원은 결국 ‘은행 빚’이다. 세종충남대병원이 향후 10년 동안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은 매년 300억~400억원이다.

조 원장은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간 경영진은 정부·지자체·국회의원 등 관계 기관에 다방면으로 지원을 요청해 왔고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자구 노력을 경주해 왔다”며 “앞으로도 병원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충남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 경영진은 31일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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