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교협, 정원 10% 이상 증원된 의대 30곳 교수 1031명 조사
교수 97% "교수 확보 어렵다"…"저질 교육으로 저질 의사 양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의대 교수 1,031명을 대상으로 한 '의대 증원 시 교육 여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청년의사).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의대 교수 1,031명을 대상으로 한 '의대 증원 시 교육 여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청년의사).

의대 교수 95%는 현재 의대 교육 여건이 늘어난 정원을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25학년도 대학입시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승인하면서 의대 정원은 3,058명에서 1,509명 증가한 4,567명으로 늘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의대 정원이 10% 이상 증원된 의대 30곳에서 강의를 해 온 교수들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 시 교육 여건'을 조사한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의대 교수 1,031명이 응답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4.9%는 의대 정원이 늘어도 건물과 시설, 교수, 교육병원, 전체역량에 대한 교육 여건은 그에 맞춰 적절하게 준비될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특히 교수 확보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학생들의 입학과 진급에 맞춰 교수를 적절하게 확보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96.6%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85.5%는 '매우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의대생 진급에 맞춘 적절한 임상실습교육을 위한 교육병원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의대 교육병원 확보 가능성에 부정적인 응답이 93.7%였다(‘매우 그렇지 않다’는 78.3%, ‘그렇지 않다’는 15.4%).

이에 전의교협은 “저질 교육으로 인한 저질 의사”가 양산될 것을 알면서도 의대 정원 증원에 찬성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5학년도부터 당장 의대 정원을 늘리면 수업은 “가건물, 천막, 인터넷 수업, 그룹수업 폐지, 실기시험 폐지, 해부실습 동영상 대체, 모의환자 폐지, 병원실습 가상환자 대체” 등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전의교협은 “예비 기초의학 교수는 씨가 말랐고 신축 건물은 부지도 확보되지 않았다. 카데바(해부용 시신)를 2배로 확보할 방법도 없다”며 “정치적 이해를 뒤로하고 제대로 된 환경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는 의대 증원 계획을 철회하길 바란다. 사법부는 부실 의사가 양산되지 않도록 현명하게 판단해 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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