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코디네이터회·지역사회간호학회 동계 세미나 개최
일차의료 간호사 고용·양성 필요…팀 기반 만성질환관리 제안
의원들 "활용하고 싶지만 경영도 생각해야…정부 지원 필요"

한국케어코디네이터회와 한국지역사회간호학회는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더리센츠 호텔에서 ‘지역사회 환자중심 일차의료: 케어코디네이터와 함께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동계세미나를 열었다(ⓒ청년의사).
한국케어코디네이터회와 한국지역사회간호학회는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 더리센츠 호텔에서 ‘지역사회 환자중심 일차의료: 케어코디네이터와 함께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동계세미나를 열었다(ⓒ청년의사).

내년부터 시행되는 일차의료기관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본사업 전환을 앞두고 정부가 동네의원 간호사 케어코디네이터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동네의원이 간호사를 채용하고 환자들의 교육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일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케어코디네이터회와 한국지역사회간호학회는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더리센츠 호텔에서 ‘지역사회 환자중심 일차의료: 케어코디네이터와 함께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동계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역사회 일차의료기관에서 환자의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타 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정가정의원에서 케어코디네이터로 활동하는 김현정 간호사는 지역사회에서 보건 복지 자원을 연계한 환자 중심 케어가 이뤄지려면 정부애서 일차의료기관 근무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간호사는 “당뇨와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를 관리했을 때 보건과 복지 간 소통부재가 발생하는 것을 경험했다. 생활지원사, 방문간호사 등이 지원되고 있었지만 그 외에 어떤 지원을 더 받을 수 있는지 모르더라”며 “이에 지역사회자원 확인을 위해 보건소와 동네 주민센터 등에 연락하는 등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 간호사는 “환자 중심 케어를 위해선 일차의료기관의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에 대한 종합 관리를 하고 보건소와 구청·주민센터·사회복지관에 연계해 서비스를 연계하고 연계 현황을 공유하기 위해 소통해야 한다”며 “그러나 제한이 많다”고 했다.

제한점으로는 ▲연계 가능한 지역사회자원 파악의 부재 ▲지역사회자원 연계 방법 공유 부재 ▲지역사회기관 측의 일차의료기관 간호사의 중요성과 인식 부족 ▲일차의료기관 간호사 부족을 꼽았다.

김 간호사는 “일차의료기관 간호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간호협회 차원에서 일차의료 간호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 홍보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채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일차의료기관에서는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만성질환자 급증을 대비해 이에 필요한 지역사회 연계자원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당 자원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실무자를 위한 지역사회자원 연계 사례 공유와 교육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사-간호사-간무사 등으로 구성된 팀 기반 만성질환관리 필요"

의사·간호사·간호조무사 등으로 구성된 팀 기반의 일차의료기관 만성질환관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림대 간호대 신동수 교수는 하버드의대 산하 케임브릿지 헬스 연합(Cambridge Health Alliance, CHA)을 소개하며 팀 기반의 만성질환자 관리 방안을 제언했다. CHA는 미국 보스턴 주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의원 체인이다. 신 교수는 현재 하버드의대 일차의료센터에 방문교수로 있다.

신 교수는 “CHA는 연간 12만6,000명의 환자를 보살피고 있다. 환자를 패널(Panel)이라는 단위로 묶은 후 각 패널에 따라 의사, 간호사,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조무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이 한 팀이 돼 환자를 진료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특성에 맞춘 다양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 약사, 영양사가 한 팀으로 만성질환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환자와 팀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환자 맞춤형 만성질환관리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며 “특히 환자들에게 진료 이후에 건강 관련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등 지속적인 연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 "케어코디네이터 활용하고파…정부 지원해야"

내과의사회 곽경근 부회장(서울내과의원장)은 케어코디네이터와의 협력에 만족한다며 더 많은 동네의원에서 이를 도입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청년의사).
대한내과의사회 곽경근 부회장(서울내과의원장)은 케어코디네이터와의 협력에 만족한다며 더 많은 동네의원에서 이를 도입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청년의사).

이날 참석한 의사들은 지역사회에서 환자를 발굴하고 여러 자원을 연계하는 것의 중요성에 동감했다. 그러면서 동네의원에서 케어코디네이터를 적극 활용하려면 공간과 인력 채용 등과 관련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봉구의사회 백재욱 총무이사(동동가정의학과의원장)는 “커뮤니티 케어에서 중요한 것은 환자를 발굴하는 것인데 우선 환자들이 만성질환 관리나 다른 지역사회자원을 지원받기 위해 어디를 찾아가야 하는지 등 홍보가 전혀되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만성질환관리에서 교육·상담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원은 단독 개원이 많으며 간호사를 고용하지 않은 곳이 많아 인력과 공간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더 많은 케어코디네이터가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과 인건비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동네의원이 살 수 있다”고 했다.

케어코디네이터와 협업하는 내과의사회 곽경근 부회장(서울내과의원장)은 “만성질환의 경우 생활 중재가 없으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기 어렵기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호사 인력 풀이 너무 적다. 많은 의사들이 케어코디네이터를 고용하고 싶다는데 어렵다고 한다. 원장으로서는 경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일차의료의 질에 따라 의료비가 절감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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