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규 울산시의사회장 “새는 컵에 물 붓는다고 차나”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대안 빠진 채 숫자에 함몰”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는 필수의료 분야 의사를 양성하지 못한다는 의료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의사회 이창규 회장은 지난 18일 오후 울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7회 울산의사의 날 기념식에서 “물컵에서 물이 새고 있는데 물만 계속 붓는다고 컵에 물이 차겠느냐”며 필수의료 분야를 떠나는 의사를 잡을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시의사회는 이날 제26회 울산의사대상 시상식과 추계의학연수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이 회장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를 담당했던 기존 의료진이 열악한 의료 환경과 무분별한 의료소송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미래 의료를 짊어질 전공의들이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물컵이 새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제거해야 한다”며 “의대 정원 확대에 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야당은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다. 의료정책은 결코 정치적으로 해결해선 안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어 “정치권은 내년 총선 표를 의식해서 의대 정원 확대를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논의하기 전에 몰락하는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의사회는 이날 시군대표자회의를 갖고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원도의사회 김택우 회장은 “기피과 문제와 지역의료 붕괴에 대한 본질적인 대안은 빠진 채 의사 숫자에 함몰돼 있다”며 원점 재검토를 주장했다. 김 회장은 MZ 세대 특성과 도시 근무를 더 선호하는 경향 등이 지역·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향후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결과에 따라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고도 했다.
강원도의사회는 이날 한방대책세미나도 열고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허용 등 한방 관련 법원 판결을 공유하고 의료일원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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