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철 교수 "지역사회 협력 독려하고 의료비 지출 줄여"
"가치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 시 합리적 보상 가능"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는 ‘지역사회 스마트 통합 케어 서비스’를 발제하며 가치기반지불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사신출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유튜브 화면 캡쳐).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는 ‘지역사회 스마트 통합 케어 서비스’를 발제하며 가치기반지불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사신출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유튜브 화면 캡쳐).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해 지역사회 기반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가치기반 지불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무분별한 의료비 지출을 방지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로 인한 건강 증진의 효과를 보상하기에 적합한 방식이라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6일 서울 보코서울강남호텔에서 ‘디지털 시대 새로운 미래 건강전략 모색’이라는 주제로 제8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는 ‘지역사회 스마트 통합 케어 서비스’란 주제 발표를 통해,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지역사회 중심으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인구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 관리가 점점 중요해진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했을 때 외래 진료를 주로 이용하지만 75세부터는 외래 이용률이 줄고 입원율이 오른다고 했다. 75세 이상 노인인구들은 병원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만성질환을 앓다가 입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일차의료의 수준을 올리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이젠 지역사회에서 노인들을 위해 어떤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집에서 노인의 낙상을 모니터링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할 수 있다”며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고 의료 서비스가 디지털로 제공돼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수직적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사람들이 몸이 아프면 바로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는 등 일차의료기관의 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한 스마트한 방식으로 일차의료기관이 이차병원급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반드시 지불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행 수가별행위제에서 가치기반지불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사회 내 협력을 독려하고 늘어나는 노인인구로 동반상승하는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홍 교수는 “지역사회 내 협업이 중요하지만 의료 시장에서 경쟁하는 이들끼리 사실상 협력을 강요할 수 없다. 현재 우리나라 GDP의 10%가 의료비로 지출되고 앞으로 16%까지 늘어날 텐데 우리나라 의료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지역사회 네트워크에 의료비를 더 절약한 경우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지역사회 내에서 열심히 협력하고 더 잘하려고 할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몫이 커지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 완결적 협력 체계를 이루고 치료에 필요한 연계적 지원까지 이어갈 수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이를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의학과 오주환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할 때 가치기반지불제도를 도입해야 무분별한 의료비 지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사진출처: 한국건강증잔개발원 유튜브 화면 캡쳐).
서울의대 의학과 오주환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할 때 가치기반지불제도를 도입해야 무분별한 의료비 지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사진출처: 한국건강증잔개발원 유튜브 화면 캡쳐).

의료기관의 디지털 기술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합리적 보상체계를 마련할 때 가치기반지불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의대 의학과 오주환 교수는 “대만의 경우 ‘메디클라우드’라는 다양한 의료기관의 처방 정보 등을 모아두고 의사가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를 사용하는 비율은 낮다”며 “열람할 때 보상하는 인센티브가 적어 굳이 의사들이 열람에 시간을 들이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오 교수는 “그러나 행위별수가를 적용하고 예를 들어 디지털 교신이 이뤄질 때 수가를 1원씩 책정한다고 치면 훨씬 막대한 비용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해당 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건강해지는 결과에 따라 지불 보상이 이뤄지고 아낀 비용도 돌려주는 가치기반지불제도에서는 이를 스스로 채택하는 동기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료비를 절감하고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는 기술임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오 교수는 “가치기반지불제와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한 건강의 향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비용이 적절히 고려되지 않은 방식으로는 향후 더 큰 비용을 낭비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디지털 헬스케어가 그런 기술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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