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진단키트보다 정확도 떨어지지만 관리 체계 없어
정재훈 교수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엔 위험요소 너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깜깜이 확산’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이를 관리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신속항원검사를 기반으로 하는 자가검사키트는 민감도가 낮아 위음성률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검체 채취 방식 때문에 민감도는 신속항원진단키트보다 더 떨어진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신속항원진단키트 성능을 검증한 결과, 민감도는 최대 41%였으며 서울대병원이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사용한 결과는 17.5%였다. 반면 영국 버밍엄대에서 자가검사키트로 학생 7,189명을 검사한 결과, 민감도는 3%에 불과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2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코파라)에 출연해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위음성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며 자가검사키트가 관리체계 없이 사용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2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코로나19 4차 유행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지난 23일 청년의사 유튜브 방송 '코로나 파이터스 라이브'에 출연해 코로나19 4차 유행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 교수는 “자가검사키트는 무증상이나 경증이라서 배출되는 바이러스 농도가 낮으면 정확도가 더 떨어진다. 코로나19에 걸렸는데도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으로 나왔다면 그 사람은 본인이 걸렸는지 모르고 넘어갔을 수 있다”며 “무증상 상태인 확진자를 놓치고 그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 있지만 현재 그런 정보를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가검사키트가 다른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조건과 사용 방식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고 그에 따라 결과도 달리진다”며 “자가검사키트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고 했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는 자가검사키트로는 음성이 나왔지만 주변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아 뒤늦게 본인의 감염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발견되고 있다. 위음성 사례다. 자가검사키트로 양성이 나왔지만 이를 감추고 있다가 증상이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아 바로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하는 환자도 있다.

정 교수는 “과학적으로 쓸 수 있는 방식이 있겠지만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은지 나온 게 없다. 특히 우리나라가 RT-PCR 검사가 어려운 나라도 아니다”라며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증상이 있으면 PCR 검사를 하라고 권고하지 않나. 결국 PCR 검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자가검사키트가 코로나19 방역에 도움이 됐다고 하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대규모 연구를 통해 결과를 보여주면 논란이 종식될 수도 있는데 그런 진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K-방역과 자가검사키트가 연계돼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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