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 47억 부족…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불능’ 상태
남인순 의원 “국시원 정상화되도록 정부 개입과 지원 필요”
의정 갈등 여파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재정난이 심화되며 운영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업무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돼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시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예산 부족액은 47억3,800만원으로 예상되며, 현재 금융기관 차입금이 36억4,000만원에 달해 상환 불능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 이자만 1억7,500만원이다.
국시원 수입의 70.3%가 응시수수료로 정부의 직접적인 운영비 출연 없이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국고는 20.5%, 기타 9.2%로 구성됐다. 지난해 의정 갈등에 따른 의사국가고시 응시인원이 감소하면서 재정 악화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접수인원은 2023년 12만명에서 2024년 11만3,000명, 2025년 11만2,000명으로 줄었다. 요양보호사 자격시험 접수인원도 같은 기간 35만3,000명(2023년)에서 18만명(2024년), 12만명(2025년)으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국가시험 응시인원과 자체수입도 2023년 47만명, 282억6,000만원에서 2025년 23만명, 192억5,000만원으로 줄며 90억1,000만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로 상당수가 응시자격을 갖추지 못하면서, 의사국가시험 응시 예정자가 대폭 감소했다. 이로 인해 시험 시행에 필요한 비용 충당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 의원은 “올해 의사국가시험 필기시험 응시자는 3,265명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300명에 그쳤고, 실기시험도 3,232명을 예상했으나 1,040명에 불과했다”며 “의대 정원 확대 정책 강행으로 인한 구조적 현상으로 시험 시행기관인 국시원이 독자적으로 통제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응시예정자 대폭 감소로 시험 시행을 위한 비용 충당에 문제가 발생한 만큼 부족한 비용으로 시험 공정성과 신뢰도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시원의 국가시험 ‘문항 질 관리 강화’ 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시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33개 시험 8,184문항을 개발했는데, 2025년에는 13개 시험 1,980문항 개발에 그쳤다.
남 의원은 “20개 시험과 6,204문항이 줄었다. 국가시험 품질과 공공성, 안정성이 심각히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제도의 핵심인 문항 질 관리 사업이 정상화되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