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종 47곳 2024년도 의료손실 1조850억원
빅5병원 5685억 적자…입원환자 334만명 감소
의대 정원 확대로 촉발된 의정갈등 여파로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47곳에서 1조원 넘는 적자가 발생했다. ‘빅5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입원환자가 크게 감소하며 수익도 줄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상급종합병원 회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정 갈등이 심했던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47곳의 의료손실이 1조85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2023년도 의료손실(310억원) 대비 3.5배다.
의료이익은 진료행위에서 발생한 순이익으로, 입원이나 외래 수익 등 진료로 벌어들인 의료수익에서 인건비, 약제비, 진료 관련 경비 등 의료비용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의료손실은 의료수익보다 의료비용이 더 많이 들어 발생하는 적자를 뜻한다.
의료수익은 2023년 27조2,340억원에서 지난해 25조610억원으로 2조1,730억원 줄었다. 이 가운데 입원수익이 1조8,510억원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같은 여파로 지난해 전체 당기순손실은 5,000억원에 달했다.
빅5병원 의료수익은 2023년 8조5,371억원에서 2024년 7조5,093억원으로 1조277억원 감소했다. 2024년 의료손실도 5,68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의료손실(568억원) 대비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특히 국립대병원과 빅5병원에서 입원환자 감소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연인원 감소 상위 10곳을 분석한 결과, 충북대병원이 전년(22만6,558명) 대비 8만3,473명이 줄어 감소율이 36.8%로 가장 컸고, 서울대병원 32.8%(18만4,696명), 세브란스병원 32.6%(25만7,835명), 서울아산병원 32.6%(30만2,347명)로 빅5병원도 타격이 컸다. 상위 10위에 포함되지 않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도 각각 24.2%(14만9,219명), 21.4%(9만363명) 입원 환자가 줄었다.
이어 경북대병원 32.6%(8만2,497명), 부산대병원 31.0%(9만3,813명), 화순전남대병원 30.2%(5만9,735명), 분당서울대병원 29.1%(13만149명), 전북대병원 28.8%(9만6,691명), 부산백병원 28.6%(7만552명) 입원 환자가 감소했다.
반면 이대목동병원은 입원환자 감소폭이 3.2%(6,051명)로 가장 적었다. 고신대복음병원 7.0%(1만5,892명), 건양대병원 7.2%(1만4,450명)로 하락 폭이 크진 않았다.
입원환자 감소폭 큰 재활의학과…인원 감소세 ‘내과’ 가장 커
진료과목별 입원환자 연인원 감소 10개 과목 분석 결과, 재활의학과가 53.7%(24만4,057명)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감소 인원수로는 내과가 127만6,447명으로 가장 많았다. 내과 감소율은 22.1%였다.
이어 정신건강의학과 46.6%(12만4,092명), 정형외과 44.5%(45만8,488명), 성형외과 38.2%(9만744명), 응급의학과 37.3%(4만4,386명), 이비인후과 37.1%(11만3,640명), 안과 36.4%(4만7,275명), 신경과 25.4%(25.4%), 신경외과(20.5%)가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의료대란 피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환자의 치료 기회 상실과 생명 위험으로 직결됐다”며 “의료전달체계 중추역할을 하는 국립대병원과 빅5병원, 내과·외과 등 필수 진료과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의료체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대란으로 환자와 병원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게 객관적 자료로 확인됐다”며 “의료현장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국회, 정부와 의료계 등 모든 주체가 책임 있게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