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 상량식 개최
"2027년 상업 생산 목표"…글로벌 CDMO 수주 관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생산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며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항체약물접합체(ADC)까지 다양한 모달리티를 아우르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미국 시러큐스 수주 외에 의미 있는 규모의 글로벌 계약을 따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첨단산업클러스터에서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 상량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제임스 박 대표이사, 신유열 글로벌전략실장 겸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김진 롯데건설 CM사업본부 대표 등 주요 임원진이 참석해 그룹 차원의 바이오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송도 바이오캠퍼스는 각 12만 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3개 공장으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제1공장은 항체의약품 생산시설로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2027년 상반기 내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1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의 4만 리터 생산능력을 합쳐 총 16만 리터 규모의 글로벌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미국 시러큐스와 송도의 듀얼 사이트(Dual Site) 운영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시러큐스는 ‘항체부터 ADC까지 원스톱 CDMO 허브’로, 송도는 대규모 상업 생산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2021년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까지 BMS와 체결한 시러큐스 공장 수주 계약 외에는 매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들어 3건의 계약을 체결했으나 구체적 규모가 공개되지 않아 의미 있는 수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투자 확대는 이어지고 있다. 송도 바이오캠퍼스 시설 구축은 물론, 지난 3월에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에 ADC 생산시설을 완공하기 위해 약 1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 같은 투자 확대로 적자 폭도 커졌다. 2023년 2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4년에는 801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관건은 취임 9개월 차를 맞은 제임스 박 대표의 신규 수주 성과다. 롯데그룹은 그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자금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약 2,1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단행됐으며, 이는 롯데지주(80%)와 일본 롯데홀딩스(20%) 등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에 기반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아직 글로벌 트랙레코드가 부족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출혈을 감수하고 낮은 가격으로라도 수주 실적을 쌓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제임스 박 대표가 글로벌 수주를 본격화하고, 이후 적정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