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한국·태국 연구팀 3상 임상 결과 보고
44주 투약군, 허리 둘레 11.9cm ↓…안전성도 확인
"국내 진료 지침과 관련 보험 정책에 근거 활용 기대"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동아시아 지역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에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한국과 태국 12개 기관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BMI 25 이상 비당뇨 비만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세마글루타이드 투약 동아시아 후기 3상(3b상) 임상시험 결과를 국제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보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가 총괄했다.
이번에 진행한 임상 시험은 'BMI 27 또는 30 이상'인 기존 연구와 달리 한국과 아시아 지역 비만 기준에 맞춰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집단 특성 ▲용량 ▲사용법 ▲적응증 ▲효과 등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를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과 위약군으로 나눈 뒤 44주간 치료와 생활 습관 조절을 병행하면서 체중과 허리둘레 변화, 부작용 발생률 등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2.4mg을 주사한 투약군은 임상시험 44주 차에 평균 체중이 16.0% 감소해 같은 기간 3.1% 감소한 위약군과 큰 차이를 보였다. 허리둘레는 평균 11.9cm 줄었다.
투약군은 절반이 넘는 53.0%가 체중을 15% 이상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위약군에서 성공한 참여자는 4.2%에 그쳤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투약군과 위약군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위장관 증상 등 이상 반응이 관찰된 비율은 투약군이 89.1%, 위약군이 77.6%였다. 연구팀은 이상 반응 대부분 위장관 증상 수준으로 기존 GLP-1 계열 약물에서 보고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 비만 기준인 BMI 25 이상을 대상으로 처음 진행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라면서 "서양보다 낮은 BMI 기준 비만 환자가 많은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 2.4mg 주 1회 투여 요법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비만 기준을 적용한 만큼, 진료 지침과 보험 정책에서 중요한 근거로 활용되리라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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