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인당 고혈압·당뇨병 초진 환자 수 비슷

의원과 중소병원의 역할이 겹친다는 지적이 수치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당뇨병 환자 중 상당수가 중소병원에서 처음 진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차의료체계 강화 정책 수립 과정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정책연구소와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진은 2021년도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이용해 고혈압 신규 환자 59만9,955명과 당뇨병 신규 환자 19만5,668명을 분석한 결과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고혈압 환자의 82.5%(49만4,911명)는 의원에서 처음 진단 받았다. 17.5%(10만5,044명)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처음 진단됐다. 당뇨병의 경우 66.6%(13만311명)는 의원에서, 33.4%(6만5,357명)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처음 진단받았다.

출처: JKMS 'Evidence of Overlapping Roles Between Clinics and Hospitals in Primary Care'
출처: JKMS 'Evidence of Overlapping Roles Between Clinics and Hospitals in Primary Care'

내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준으로 보면 의원과 중소병원(30~100병상) 간 차이가 없었다. 내과와 가정의학과의원 전문의 1인당 고혈압 신규 진단 환자 수는 평균 40.8명이었으며 중소병원은 30.3명이었다. 종합병원은 9.8명, 상급종합병원은 1.6명이었다.

내과·가정의학과 전문의 1인당 당뇨병 초진 환자 수는 중소병원이 오히려 더 많았다. 중소병원은 내과·가정의학과 전문의 1인당 당뇨병 환자 11.5명을 처음 진단했으며 의원은 10.7명이었다.

일차의료의 질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진료 연속성(Continuity Of Care, COC)은 의원이 높았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COC 지수가 0.75 이상인 비율은 의원 78.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종합병원 70.3%, 중소병원 68.4%, 상급종합병원 62.9% 순이었다. COC 지수가 0.75 이상이면 진료 연속성이 높다는 의미다. 당뇨병 환자도 의원에서 처음 진단받았을 때 높은 진료 연속성을 보였으며 그 다음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중소병원 순이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의원과 중소병원이 일차의료 제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정부 정책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진은 “의원 중심 일차의료체계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중소병원이 제공하는 일차의료의 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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