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이이찌산쿄 고형문 이사, Dato-DXd 우려 일축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및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병용 약제로 유망"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 후속 신약으로 개발 중인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Dato-DXd(성분명 다토포타맙데룩스테칸)'에 대한 우려 제기를 일축했다.

임상 실패를 딛고 얻은 새로운 예측 바이오마커 개발로 가장 규모가 큰 폐암과 유방암 시장에서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약제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의학부문 고형문 이사는 최근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Science & Technology Day 2025'에서 이 같이 피력했다.

'Dato-DXd'는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TROP2를 타깃해 개발한 DXd(데룩스테칸) 기반 ADC다.

최근에는 '다트로웨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절제할 수 없거나 전이성인 호르몬수용체 양성(HR+), HER2 음성(IHC 0, IHC 1+ 또는 IHC 2+/ISH-) 유방암 환자 치료'에 최초 승인을 받았다.

현재 다이이찌산쿄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해 Dato-DXd 개발을 진행 중이다.

당초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비평편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적응증 확대를 노렸던 두 회사는 최근 TROPION-Lung01 3상 임상시험의 실패로 폐암에서의 Dato-DXd에 대한 개발 전략을 일부 수정했다.

TROPION-Lung01 연구에서 주요 유효성 평가변수 중 하나인 전체생존기간(OS) 개선에 실패하자, 미 FDA에 제출했던 허가 신청서를 자진 철회한 것.

TROPION-Lung01 연구의 실패 이후, 일각에서는 Dato-DXd가 엔허투의 성공을 재현하기에는 역량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TROP2'라는 표적 자체가 엔허투의 'HER2'에 비해 치료 타깃으로서의 확실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러한 우려는 빠르게 확산됐다.

HER2는 암 발생에 직접 관여하는 드라이버 유전자이기 때문에, 이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바이오마커로 작용한다. 반면 TROP2는 암 발생과의 연관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지표로서의 근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의학부문 고형문 이사.
한국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의학부문 고형문 이사.

이날 고형문 이사는 TROP2가 가진 분명한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최근 실패한 TROPION-Lung01 임상에서 Dato-DXd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해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반박했다.

고 이사는 "TROPION-Lung01 연구의 후향적 분석을 통해 'QCS(TROP2 Quantitative Continuous Score)'가 Dato-DXd 치료의 예측 바이오마커로서 의미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진행되는 후속 임상시험에서는 QCS를 전향적으로 활용해 Dato-DXd의 치료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TROP2 QCS는 디지털 병리를 기반으로 개발된 새로운 형태의 바이오마커로, 기존 IHC 기반의 '양/음성' 이분법을 넘어서, 정량적·연속적 점수를 활용한 정밀 바이오마커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사는 Actionable genomic alternation이 없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Dato-DXd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PD-1/TIGIT 타깃 이중특이항체 후보물질인 'Rilvegostomig' 혹은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과의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 TROPION-Lung10 연구에 해당 QCS를 전향적으로 적용해 바이오마커로서의 가능성을 임상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환자 선별 시부터 QCS를 사용해 TROP2 발현이 높은 환자들을 등록 기준에 포함하거나 계층화(stratification) 분석 변수로 사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향적 검증에 나서겠다는 것.

또한 양사는 EGFR 변이가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Dato-DXd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3상 임상시험 TROPION-Lung14 연구를 통해 폐암 아형에 대한 확장도 꾀하고 있다.

최근 해당 치료 분야에서는 EGFR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 단독요법에 더해 화학요법(FLAURA2 연구)이나 이중특이항체(MARIPOSA 연구) 병용요법이 새롭게 등장하며 '환자 선별'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표준요법으로 사용돼 온 TKI 단독요법에 화학요법이나 이중특이항체를 더해 생존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과잉 치료' 나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환자별 위험 대비 이득을 평가하기엔 아직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뇌전이나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진행된 환자, TP53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 등 고위험군에서 좀 더 강화된 치료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지만, 병용 약제를 화학요법으로 할지 아니면 이중특이항체로 할지 등에 대한 것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런 면에서 QCS를 장착한 Dato-DXd의 강점은 명확하다. QCS를 활용해 환자 선별 시부터 치료 효과를 예측함으로써 보다 정밀한 치료 전략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고 이사는 이날 유방암 분야에서 Dato-DXd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고 이사에 따르며, Dato-DXd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BEGONIA 연구)에서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의 병용요법으로 반응률(ORR) 79%라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보여줬다.

특히, 고 이사는 "기존에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면역항암제 단독요법으로는 20~30%의 반응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해당 결과는 더욱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양사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Dato-DXd을 평가하는 2건의 3상 임상시험(TROPION-Breast 02 및 03 연구)을 진행 중이다.

그 중 TROPION-Breast02 연구는 항 PD-L1 치료 대상이 아니고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환자를 대상으로 Dato-DXd과 화학요법을 비교한 연구로, 다가오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5)에서 첫 번째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TROPION-Breast03 연구는 수술전 보조요법 후 잔류 질환이 있는 1∼3기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자가 선택한 치료법과 'Dato-DXd ± 임핀지'를 비교 평가하는 연구로, 향후 Dato-DXd는 삼중음성 유방암 전 병기에 거쳐 영역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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