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 성과로 꼽은 정부 태도 비판
"정부, 증원 부작용 외면하고 환자 죽었는데 자화자찬"

의협 박형욱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가 의대 정원 부작용을 외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청년의사).
의협 박형욱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가 의대 정원 부작용을 외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 박형욱 비상대책위원장(단국의대)이 의대 증원을 성과로 꼽은 정부와 "대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명확하게 드러난 정책 부작용조차 외면하는 "정책 현실이 두렵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보건복지부 이기일 제1차관의 '보건복지분야 주요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 발언을 거론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연금개혁과 저출산 대응, 약자 복지 등 정부 주요 성과에 '의료개혁'을 나란히 세웠다(관련 기사: 복지부, 의대 증원 성과로 꼽으며 '자화자찬'…"전공의는 설득하겠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의사가 암을 제거했는데 환자가 죽었다. 그런데 의사가 암을 제거했다고 자화자찬한다면 의사를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면서 "의대 증원 정책의 부작용을 완전히 외면하고 그저 몇 명 늘렸다는 것을 성과로 자랑하는 정책 현실은 정말 두렵다. 정책 부작용에 대해 아예 인식조차 없는 정부와 대화가 가능할지 지극히 의문"이라고 했다.

증원 정책 부작용은 매우 명확하다고 했다. 지역의료는 "파탄지경"이고 의사 배출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방 대학병원은 경영이 파탄지경이다. 교수들이 당직하다 지쳐 사직하고 있다. 지방 필수의료도 마비되고 있다. 지역의료를 담당할 공보의는 거의 전멸이다. 전문의도 일부만 배출된다"며 "정부는 전문의 중심병원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 전문의를 어디에서 만들어 오느냐"고 일갈했다.

박 위원장은 "의료 발전을 이끈 연구도 분야도 거의 파탄에 이르렀다. (앞으로) 입학한 학생은 휴학한 학생과 6년 동안 의대 교육과 이후 수련을 함께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준비는 전혀 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만 모면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부작용은 10년 이상 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정책 '효과'만 생각하고 "부작용은 아예 인지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정부는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겠다고 의대 증원을 추진했다. 그러나 입학생이 제대로 된 의학 교육을 받고 의사가 될 수 있을지 의사가 돼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에 헌신할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투약을 할 때 부작용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의사가 부작용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그는 환자를 죽일 수도 있다"며 "의사가 환자가 죽었는데도 암을 제거했다고 자랑하고 좋아한다면 그 사람은 의사를 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오는 16일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비대위 구성을 의논한다. 박 위원장과 의협 대의원회는 이번 비대위에 전공의와 의대생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 합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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