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 기반 항암제‧방사선 감수성 검사 기술 선봬
“국내외 병원과 협력 확대…자동화 기술로 신속함 강점”

엠비디 임재균 부사장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참관객에게 포스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엠비디 임재균 부사장이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참관객에게 포스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르셀로나=김찬혁 기자] 엠비디(Medical&Bio Decision, MBD)가 지난 13일부터 17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 참가해 오가노이드 기반 항암제 및 방사선 감수성 검사 기술을 선보였다.

엠비디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의 지원을 받아 이번 행사에 참석해 다양한 종양학 연구자 및 항암제 개발 기업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특히, 엠비디는 두 건의 포스터 발표를 통해 암 치료의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했다.

본지와 만난 엠비디 임재균 부사장(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은 “해외 학회에 본격적으로 참가한 건 최근 2~3년 전부터다. 이번 학회를 통해 종양학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고자 했다. 추석과 의료 현안으로 인해 국내 참석자가 적어 아쉬운 점도 있지만, 포스터 발표 때 프랑스 기업들의 관심이 컸다”고 이번 ESMO 참여의 배경과 의의에 대해 말했다.

엠비디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오가노이드 기반 항암제 감수성 검사다. 이는 환자의 조직 샘플에서 세포를 배양해 다양한 항암제를 테스트하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임 부사장은 “항암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임상가들이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어느 약제를 먼저 쓸 것이냐다. 한 가지를 먼저 사용하면 그다음에 사용할 약물이 제한되기 때문”이라며 “엠비디의 항암제 감수성 검사는 환자에게 최적의 항암제를 찾아주는 검사”라고 했다.

이어 “자사는 환자의 종양세포에서 직접 오가노이드를 배양해 실제 환자의 특성과 유사한 환경에서 약물을 테스트한다”며 “가령,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에게서 얻은 흉수로 세포를 배양하고, 다양한 항암제를 테스트해 환자에게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또 기존 기술의 한계를 지적하며, “이전에도 감수성 검사는 존재했지만 세포 배양부터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개인 간의 편차가 컸다. 하지만 우리는 자동화된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상업화에 성공했다. 자동화된 기술을 통해 일관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신뢰성 또한 높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술은 현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상용화돼 비소세포폐암(NSCLC) 및 난소암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더 나아가 엠비디는 연내 하루 최대 3만5,000건의 샘플을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2025년까지 상업화하겠다는 목표로 하고 있다

엠비디는 한국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소재의 바이오텍 키아텍(Kiyatec)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 도입을 준비 중이다.

임 부사장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키아텍과 협력해, 뇌종양부터 시작해 향후 난소암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도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Charité – Universitätsmedizin Berlin)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엠비디는 이번 ESMO에서 방사선 감수성 검사 기술도 소개했다. 임 부사장은 “이번 ESMO에서 발표한 방사선 감수성 검사는 식도암과 인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감수성 있는 그룹과 내성 있는 그룹 간의 재발 없는 생존율 차이를 밝혔으며,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방사선 치료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우리의 장기적인 목표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저희 기술이 포함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좋은 논문을 발표하고, 기술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해 나갈 것”이라며 “개개인의 환자 맞춤형 암 치료가 중요한 시대다. 엠비디의 기술은 이를 실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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