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생 임상실습 병원 부족…부속병원 26%뿐
최연숙 의원 “간호대 정원 늘고 임상실습 질 하락”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해도 교육 질 하락은 없다고 하지만 꾸준히 정원을 늘려온 간호대를 보면 잘못된 판단으로 보인다. 지난 15년간 입학정원을 2배 늘린 간호대는 임상실습 병원 부족으로 교육 질을 걱정하는 상황에 놓였다.
간호사 출신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경북대 간호대 권소희 교수팀에 의뢰한 ‘간호 학생 증원에 따른 임상실습 교육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용역 자료를 10일 공개하며 “지난 15년간 간호대 정원은 크게 늘었지만 학생들을 위한 임상실습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간호학과 입학정원(편입학 30% 제외)은 지난 2008년 1만1,686명에서 2023년 2만3,183명으로 15년간 2배 정도 늘었다.
정원은 늘었지만 간호대생이 임상실습을 할 병원은 늘지 않았다. 전국 간호학과 198곳 중 부속병원을 보유한 간호학과는 26.3%인 52곳에 불과했다. 제주와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간호대 정원의 50%는 부속병원이 없는 곳에서 수업받고 있었다. 간호학과 학생 수가 3,485명으로 가장 많은 경북 지역은 그중 93%가 부속병원 없는 대학에 있었다.
부속병원이 없으면 임상실습지를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연구진이 전국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 총 10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생아실 72.5%(79곳), 소아·신생아중환자실 56.0%(61곳), 정신건강의학과 53.2%(58곳), 분만실 32.0%(35곳)가 간호대생 대상 임상실습 교육을 하지 않고 있었다.
최 의원은 “고령화 및 만성질환 환자 증가, 감염관리 강화 등으로 늘어난 간호수요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역량을 갖춘 간호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간호대 학생들이 실무역량과 현장 적응 능력을 갖춘 의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최 의원은 이어 “보건의료 인력의 큰 축인 간호학과 정원 결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간호대 교육자와 현장 간호사 등이 포함된 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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