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호 DTx 처방 시작에도 “여전히 속도 느려” 지적
DTx 처방 확대 방안…의료기관 협업·EMR 연동 필요

대한병원협회가 11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개최한 ‘The 15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4’(KHC 2024)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료기기 처방 확대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청년의사).
대한병원협회가 11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개최한 ‘The 15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4’(KHC 2024)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료기기 처방 확대 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청년의사).

국내 첫 디지털 치료기기(DTx)로 ‘솜즈’(Somzz)에 이어 ‘웰트아이’(웰트-I)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고 환자들에게 처방을 시작했지만, 처방 확대까지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 2형 당뇨병 DTx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베터테라퓨틱스’가 최근 나스닥 상장폐지 계획을 밝히며 보유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것.

대한병원협회가 11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개최한 ‘The 15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4’(KHC 2024)에서 ‘디지털치료기기 제도권 진입, 기회인가 위기인가’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 참석한 현장 전문가들은 이같이 말했다.

한미약품 전략마케팅팀 경대성 상무는 “환자에게 DTx가 처방되고 있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DTx가 개발돼 처방까지 가서 이익을 내는 구조가 선순환 돼야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 결단을 할 텐데 지금은 여전히 속도가 느리다”고 말했다.

경 상무는 “DTx에 대한 관심도 있고 처방 의향도 있다지만 과연 EMR 시스템 플랫폼에 담아 다른 약을 처방하듯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생태계가 구축되고 1·2호 DTx 성공모델이 나와 줘야 산업계도 적극적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DTx 처방이 확대되고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으려면 의료기관과 협업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이 김진우 대표는 “뇌졸중 환자들의 말년 언어·인지장애 치료제를 개발해 국내외 임상을 같이 하는 과제에 공모했다. 이 고제의 경우 국내 재활의료기관이 있는 병원급 52곳에서 임상하고 실증하는데 도움주지 않았다면 성립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의료기관과 협력이 원활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DTx 서비스는 결국 글로벌 시장을 타깃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의료기관과 함께 역할을 할 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의사들의 처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행정절차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환자 데이터가 EMR과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재용 교수는 “DTx가 활성화 되려면 병원에서 적극 처방해 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편하게 (DTx를 처방하고) 쓸 수 있도록 (환자 데이터가) EMR을 거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DTx 제품을 EMR에 붙이는데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수많은 행정절차를 해결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여 외부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4월부터는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병원·의원급 처방이 가능하다”고 했다.

정부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효성’ 입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식약처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 한영민 주무관은 “불면증 개선을 표방한 제품은 글로벌에도 많이 있지만 인지치료나 치매환자 치료 제품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먼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빠르면 올해나 내년 허가를 할 예정”이라며 “이런 제품들이 세계 최초로 승인 받게 되면 한국이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주무관은 “글로벌로 가기 위해 각 나라 규제기관 수준이 다르지만 규제기관이 생각하는 중요한 관점은 유효성 입증이다.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글로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주기적인 DTx 유효성 입증에 대한 고민이 글로벌 경재력을 갖추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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