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요법 대비 1차 평가변수 PFS 8.8개월 연장 입증
AZ "1차 치료서 가장 긴 PFS 혜택…백본 입지 다져“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신청으로 경쟁 앞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정' 제품이미지.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정' 제품이미지.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요법을 승인받으며 폐암 1차 치료 옵션을 확대했다.

FDA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타그리소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을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치환 변이(L858R)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했다.

지난해 10월 아스트라제네카의 추가 신약 승인 신청(sNDA)을 받아들여 타그리소와 화학요법 병용요법을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지 4개월만의 일이다.

이번 승인은 전신 치료 경험이 없고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변이 양성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5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임상시험 ‘FLAURA 2(NCT04035486)’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환자들은 일대일 무작위 배정돼 타그리소 또는 타그리소와 화학요법(페메트렉시드+시스플라틴/카보플라틴)을 투여 받았다. 1차 평가 변수는 연구자 평가 무진행 생존기간(PFS)이었으며, 2차 평가 변수는 전체 생존기간(OS)로 설계됐다.

연구 결과, 타그리소와 화학요법 병용투여군은 타그리소 단독투여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PFS 개선을 보였으며,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켰다. 위험비(HR)는 0.62(95% 신뢰구간[CI]: 0.49, 0.79; p<0.0001)로 나타났다.

병용투여군 PFS 중앙값(mPFS)은 25.5개월(95% CI: 24.7, NE)로, 단독투여군 16.7개월(95% CI: 14.1, 21.3) 대비 8.8개월 늘어났다. 분석 시점에서 OS 결과는 미성숙했으며, 최종 분석을 위해 사전에 지정된 사망 건수의 45%가 보고됐음에도 악화되는 경향은 관찰되지 않았다.

타그리소와 화학요법을 병용한 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 이상 반응(발생률 20% 이상)은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호중구 감소증, 림프구 감소증, 발진, 설사, 구내염, 손톱 독성, 피부 건조, 혈중 크레아티닌 증가 등이었다.

FDA는 이번 승인 검토를 위해 호주 의약품청(TGA), 캐나다 보건부, 스위스 의약품 및 의료기기 규제기관(Swissmedic)과 협력했으며, 현재 다른 규제 기관에서도 승인 검토가 진행 중이다.

이번 승인 소식에 아스트라제네카는 17일 환영 의사를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220만명이 폐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이 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중 약 70%가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되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10~15%, 아시아에서는 30~40%의 환자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라고 언급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사업부 데이브 프레드릭슨(Dave Fredrickson) 총괄 부사장은 "새로운 치료 옵션은 질병 진행을 9개월 가까이 추가로 지연시킬 수 있으며, 1차 치료 환경에서 보고된 가장 긴 무진행 생존 혜택으로 새로운 기준을 확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승인은 타그리소를 단독요법 또는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을 EGFR 변이 페암 치료의 근간(백본)으로 더욱 공고히 했다. 이 소식은 특히나 뇌전이 환자나 L858R 변이 환자 등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버드 의과대학 다나-파버 암 연구소의 종양학 전문의이자 FLAURA 2 임상시험의 책임연구자인 파시 안느(Pasi A. Jänne) 박사는 "이번 승인은 FLAURA 2의 전례 없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중요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의사들은 매우 효과적인 두 가지 오시머티닙 기반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돼 환자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치료를 더 잘 맞춤화할 수 있고, 각 환자에게 최상의 결과를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존슨앤드존슨(J&J)도 지난해 12월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EGFR‧MET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허가를 신청하며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치환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렉라자는 국내 제약사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EGFR TKI로,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인 조병철 교수가 글로벌 3상(MARIPOSA) 책임연구자를 맡았다. 유한양행과 렉라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존슨앤드존슨은 한국을 제외한 렉라자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발표된 3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투여군은 타그리소 단독투여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낮췄다(HR=0.70, 95% CI 0.58-0.85, P<0.001).

중앙 추적관찰 22.0개월 시점에 mPFS는 BICR(맹검독립중앙심사위원회) 평가 기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투여군 23.7개월(95% CI: 19.1, 27.7), 타그리소 단독 투여군 16.6개월(95% CI: 14.8, 18.5)로 나타났다. 분석 시점 OS는 미성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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