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레미' 급여화 청원글 게시..."한 달 약값만 400만원"

국내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들이 감당할 수 없는 치료비 부담을 호소하며 '베스레미(성분명 로페그인터페론 알파-2b)' 급여화 촉구에 나섰다.

지난 14일 국회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진성적혈구증가증 치료제 '베스레미'의 급여화를 호소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김 모씨는 진성적혈구증가증을 '이름도 생소한 골수증식성 질환'이라 칭하며, "제대로 된 치료법이나 관리 방법조차 없어 오랜 기간 동안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문을 열였다.

그는 이어 "이 질환은 골수섬유증이나 골수성백혈병과 같은 더 심각한 혈액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불안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진성적혈구증가증'은 골수 기능 이상으로 적혈구가 과다 생성되는 희귀 혈액암이다.

적혈구가 과도하게 생성되면 혈전증, 색전증과 같은 심장계 합병증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질 뿐더러, 실제 진성적혈구증가증 환자의 약 20%는 골수섬유증 또는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행되는 등 매우 치명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런 환자들에게 현재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은 개발된 지 50년도 넘은 부작용이 심각한 항암약.

그는 "환자들은 항암약 부작용으로 두통, 빈혈, 무기력증, 피부변색, 고혈압, 탈모, 시력저하 등의 증상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또한 오랜 기간 복용하면 피부암, 백혈병 같은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다른 대안이 없어 두려움을 안고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지칭한 항암약은 '하이드록시우레아'다. 적혈구가 과다 생성돼 발생하는 혈전증 예방이나 사망률 감소에 효과적이며 저렴한 치료 비용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진성적혈구증가증 1차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는 있지만, 질환에 대한 근본 치료는 기대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치료제가 바로 '베스레미'. 청원인은 "'베스레미'라는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라며 "기존의 항암약이 단순히 혈액 수치를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둔 반면, '베스레미'는 임상시험을 통해 실질적인 치료제로서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2023년 급여 심사에서 탈락해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은 한 달에 약 400만 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그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베스레미 보유사인 파마에센시아는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그 해 7월 급여 심사의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첫 번째 급여 도전은 무산되고 말았다.

김 모씨는 "(베스레미 치료로 인해)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치료 비용은 약 4,800만원"이라며 "개인의 연간 소득과도 같은 비용을 오로지 치료비에 사용해야 한다는 현실에 환자들은 또 한 번 좌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베스레미의 급여화로 인한 치료 접근이 아닌, 질병 진행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고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라며 "저희의 간절하고 절실한 목소리에 귀기울려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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