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임상종양학회 ASCO GI서 임상결과 발표
위암‧간암 등 소화기암에서 유효성 입증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 결과가 'ASCO GI 2024'에서 대거 공개돼 주목된다. ‘ASCO GI’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개최하는 소화기암 심포지엄으로, 올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다.
아이디언스, 앱클론, 지놈앤컴퍼니, HLB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은 위암, 간암 등에서 치료 효과를 보이며 치료제 상용화의 가능성을 높였다.
일동제약의 신약 개발 계열사인 아이디언스는 ‘ASCO GI 2024’에서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적 치료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베나다파립과 화학 요법 항암제인 이리노테칸 조합의 병용 요법을 시행한 1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베나다파립은 ‘파프(Poly ADP-ribose polymerase, PARP)’ 저해 기전을 가진 표적 치료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로,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HER2(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 양성 위암과 음성 위암 환자 모두 포함된 조건에서 얻은 결과다.
아이디언스에 따르면, 베나다파립과 이리노테칸의 적정 용량 조합을 탐색해 병용 투여한 평가 가능 환자군(11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이 36.4%, 무진행 생존 기간 중간값(median progression-free survival, mPFS)은 5.6개월로 각각 확인됐다.
아이디언스는 현재 위암, 유방암, 난소암, 파프저해제 내성암 등을 타깃으로 베나다파립 임상개발 작업을 추진 중이며, 내년 허가 임상(임상 2/3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앱클론의 AC101은 HER2 양성 위암 환자 대상 2차 임상시험에서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상하이 헨리우스 바이오텍은 ASCO GI에서 HER2 양성 위암 환자 53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AC101의 2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AC101은 앱클론이 개발한 HER2 양성 위암 항체치료제로 지난 2018년 헨리우스에 기술이전된 바 있다.
AC101의 2상 중간 결과, HER2 양성 국소 진행성‧전이성 환자를 대상으로 HLX02(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트라스주맙)와 XELOX를 병용 투여했을 때보다 AC101까지 병용 투여했을 때 더 큰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임상시험은 AC101 저용량 병용투여군(15mg/kg), AC101 고용량 병용투여군(25mg/kg), 비교 대조군 등 3개 군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앱클론에 따르면, 투여 후 48주에 측정된 객관적 반응률(ORR)은 저용량군에서 58.8%, 고용량군에서 38.9%, 비교 대조군에서 16.7%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mPFS)은 비교 대조군에서 8.2개월, 고용량군에서 15.1개월을 보였다. 저용량군에서는 아직 중간값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놈앤컴퍼니는 ASCO GI에서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 치료제 ‘GEN-001’의 위암 대상 2상 컷오프 데이터를 발표했다. ‘GEN-001’은 락토코커스 락티스(Lactococcus lactis) 단일 균주를 주성분으로 하는 경구용 치료제로, 위암 대상 2상은 독일 머크의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와 병용투여로 진행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이전 면역항암제 투여와 관계없이 2차 이상의 표준치료에 실패한 PD-L1 양성 진행성 위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종암 환자 42명을 대상으로 국내 6개 기관에서 시행 중이다.
지놈앤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임상 2상에 참여한 42명 환자 대상 유효성 평가 결과, 부분반응(Partial Responses, PR)이 7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면역항암제 투여를 받은 적이 있으며 이에 불응한 환자 8명 가운데 3명(객관적 반응률, 37.5%)이 부분반응을 보였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mPFS)은 1.7개월,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median Overall Survival, mOS)은 7.9개월이었다.
HLB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HLB는 ASCO GI에서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사의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시험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과 기존 간암 1차 표준치료요법으로 활용되는 바이엘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의 효능과 안전성을 직접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HLB에 따르면, 간 기능이 일부 저하된(ALBI 1등급)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의 중간값(mOS)은 리보세라닙 병용요법 투여군이 23.9개월로 소라페닙의 15.4개월 대비 높았다. 간 기능이 비교적 많이 저하된 환자(ALBI 2등급)에서도 각각 19.1개월 대 12.3개월로 차이를 보여, 모든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소화기암 치료제를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미충족 수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항암제 개발에 나서는 상황이다. 소화기암의 범주가 넓기 때문에 시장 규모 또한 작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