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2022년 적자폭 2018년 대비 10배 가량 불어나
외래환자 코로나19 후 30% 감소…병상가동률 70%대 하락
비상경영TF 구성, 외래 시스템 개선 방안 등 혁신안 고심

최근 국립대병원인 제주대병원이 심각한 경영난에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최근 국립대병원인 제주대병원이 심각한 경영난에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코로나19로 인한 상흔은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지고 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립대병원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코로나19 시기 병원을 떠난 환자들이 다시 돌아오는 회귀 속도는 더디기만 하고 인건비 등 경영 유지비는 가파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상황은 심각하다. 최근 국립대병원인 제주대병원이 심각한 경영난에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하면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벚꽃엔딩’이 국립대병원에서도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제주대병원 경영난은 지난주 병원 측이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알려졌다. 문자 메시지에는 지난해 적자가 300억원 이상 예상되는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1월 급여 지급도 연기될 뻔했지만 자금을 어렵게 확보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제주대병원은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낸 배경에 대해 “병원 경영 상황이 안 좋으니 직원들에게도 그런 상황에 대해 공유하는 차원”이었다며 문자 발송 이후 급여 지급은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에게 적자 수준을 공개하고 비상경영체제를 공식화한 제주대병원의 경영 사정은 좋지 않았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지속된 적자가 누적돼 온 제주대병원은 코로나19 이후 적자폭이 10배 이상 벌어졌다.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제주대병원 손익계산서 분석결과(자료출처: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제주대병원 손익계산서 분석결과(ⓒ청년의사).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에 공개된 제주대병원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제주대병원은 2017년에도 25억9,900만원 적자에 이어 2018년 26억1,605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지속됐다. 그러나 적자폭은 코로나19 시작되면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제주대병원은 지난 2019년 94억6,740만원으로 전년 대비 3.5배 이상 커졌고, 꾸준히 적자가 늘면서 지난 2022년 적자 수준은 242억2,308만원까지 치솟았다. 2018년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10배 가량 커진 셈이다.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적자는 300억원에 이른다.

제주대병원은 코로나19 이후 빠져나간 환자 회복 속도는 더딘 반면 인건비 등 경영 운영비가 상승하면서 적자폭이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이전 하루 외래 환자수가 많게는 3,000여명을 넘었지만 현재 2,200~2,300명 정도로 30% 가량 감소했다. 입원환자 병상 가동률도 코로나19 이전 80%에서 현재 70%로 10%p 줄었다. 제주대병원은 655병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인건비는 2019년 861억9.053만원에서 2022년 1,137억7,374만원으로 32.0% 상승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재료비와 관리운영비도 2019년 대비 각각 24.4%, 2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수익 자체가 줄었다. 그러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는 크게 늘면서 추정 결산으로 볼 때 (지난해) 적자폭이 300억원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외래환자 수가 크게 줄었고 입원환자도 줄어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국립대병원은 모두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대병원은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비상경영TF’(가칭)를 꾸리고 구체적인 방안 모색에 나선 상황이다. 경영혁신을 위한 ▲제도개선 ▲수익증대 ▲비용절감 등 각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병원 회복을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외래환자 수를 늘리기 위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편의성 증대 방안도 고심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위축된 분위기가 많이 작용하는 것 같다. 병원 회복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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