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건양대병원 신규 지정
4기 탈락 후 재지정된 복음병원…의사 인력 수급에서 만회
경기남부권 속한 성빈센트병원 "'강남 8학군' 수준으로 경쟁 치열"
수도권과 가까운 건양대병원 "수도권 환자 쏠림 완화에 기여"

제5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새로 지정된 병원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지정된 만큼 앞으로 중증·응급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적용되는 제5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47개 기관을 발표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11개 권역에서 인력·시설·장비·진료·교육 등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3년마다 지정한다.

이번에 상급종합병원으로 신규 지정된 병원은 고신대 복음병원과 건양대병원, 그리고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3곳이다. 고신대 복음병원은 지난 제4기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재지정됐으며 건양대병원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첫 지정이다.

고신대병원은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재도전해 다시 재지정됐다(사진출처:고신대 복음병원 홈페이지).
고신대병원은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재도전해 다시 재지정됐다(사진출처:고신대 복음병원 홈페이지).

고신대 복음병원은 1·2·3기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지만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적용되는 제4기에서는 재지정에서 탈락했다. 당시 4기에서 경남권이 서부와 동부 각각 2곳, 5곳으로 나눠졌는데 동부권의 병원 수 자체가 많아 타 권역 병원들보다 높은 점수더라도 치열한 경쟁률로 탈락하게 됐다는 게 복음병원 측 설명이다.

그러나 5기를 준비하면서 아쉬움으로 지적됐던 전공의 수급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며 재지정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환자의 구성 상태와 회송체계 영역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병원에 따르면 평가 지표 중 하나인 입원전문진료질병군이 통과 기준인 50%를 넘는 60%에 달했다. 또한 외래 경증환자 회송률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복음병원 측은 “의사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전문의 24명을 영입했으며 입원전담전문의 배치수준 영역에서도 주간 7일 24시간 가동되는 ‘3형’ 형태로 운영하면서 입원전담전문의 4명을 배치해 만점 수준으로 기준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복음병원 오경승 원장은 “불합리한 구조적인 절대평가 속에서 상급종합병원에 재지정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73년간 이어져온 암센터의 중증 치료 노하우가 뒷받침했고, 교직원의 노력으로 재지정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카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3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성공했다(사진제공: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카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3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성공했다(사진제공: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이번에 처음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받은 병원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은 만큼 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세 번의 도전 끝에 5기에 지정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전국 병원 중 9위, 경기남부권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에 이어 2위의 성적을 받았다. 경기남부권의 쟁쟁한 병원들과 경쟁했던 만큼 값진 성과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번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만큼 고난도 중증질환에 진료 역량을 집중해 경기 남부지역 의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빈센트병원은 지난 2018년 암병원, 올해 9월 심뇌혈관병원을 개원하며 중증·급성 질환에 대한 진료체계를 강화해 왔다.

성빈센트병원 주진덕 의무원장은 지난 29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경기남부권 경쟁은 거의 대학 입시의 ‘강남 8학군’ 수준이다. 지난 4기 지정 때도 서울권에 있었다면 지정됐을 정도의 점수를 받았지만 경기남부권의 치열한 경쟁으로 탈락했다”며 “그러나 이번에 준비를 잘 한 덕에 전국 9위라는 성적을 얻었다”고 했다.

주 의무원장은 “감염병 상황에서 병원 경영도 어려웠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특히 전국적으로 의료진 확보가 어렵다고 하는데 성빈센트병원은 복지나 급여 혜택이 좋았기 때문에 질 관리나 연구·교육·수련 부분에서도 거의 만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굉장히 어렵게 지정된 만큼 굉장히 기쁘고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남부지역에서 급성기·중증 질환과 관련해 중추적인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건양대병원은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계기로 대전 지역의 중증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사진출처: 건양대병원 홈페이지).
건양대병원은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계기로 대전 지역의 중증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사진출처: 건양대병원 홈페이지).

지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준비한 후 2년 만에 성공한 건양대병원은 대전지역의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지정을 준비하며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바로 중증도 관리였다. 이를 위해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과 심장, 뇌졸중 등 응급질환 적정성 평가에서 수년간 1등급을 받으며 역량을 키워왔다. 또한 지난 2021년 5월 새병원을 건립하고 암센터·로봇수술센터·심뇌혈관센터·내과센터 등을 신설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갖췄다.

건양대병원은 이번 지정에 따라 중증환자에 대한 치료 수준을 더욱 높이고 수도권으로의 환자 쏠림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그동안 중증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기울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환자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지만 많이 노력했다. 또 소아·응급 등 필수의료 의료진 관련 인력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의료진을 새로 초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은 대한민국 국토 한 가운데에 있는데 서울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기도 하다. KTX로 1시간이면 서울역까지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지역 환자의 수도권 이탈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편이었다”며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으로 환자들에게 ‘대전에 상급종합병원이 있는데 굳이 서울로 가야 하는가’라는 인식이 자리잡는다면 지역 의료전달체계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