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엠디 ‘의사 직업 만족도 조사’ 결과 발표
“5년 뒤 만족도 더 떨어질 것” 69%로 급증
연령 낮을수록 의대 증원 반대 많아…20대 91%

본인의 직업에 만족한다는 의사가 줄고 있다. 5년 뒤에는 만족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는 늘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본인의 직업에 만족한다는 의사가 줄고 있다. 5년 뒤에는 만족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는 늘었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 과도한 업무 부담에 대학병원을 떠나 개원을 택하는 교수들이 늘고 있지만 개원가 상황도 녹록치 않다. 80%가 넘는 의사가 번아웃을 경험했으며 그 원인으로 의료 환경을 꼽았다.

의사 전용 지식 정보 공유 커뮤니티 플랫폼인 인터엠디컨퍼니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인터엠디는 지난 1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의사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의사 직업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조사다.

조사 결과, 의사라는 직업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64.4%로 지난해보다 7%p 떨어졌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의사 직업 만족도는 상승세였지만 올해 하락했다.

의사들은 미래도 어둡게 봤다. 향후 5년 뒤 의사 직업 만족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69.2%로 전년도(48.4%)보다 20.8%p나 상승했다.

이직이나 퇴사를 계획하는 봉직의는 늘었다. 봉직의의 57.1%는 향후 1~2년 안에 이직이나 퇴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직이나 퇴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지난 2020년 58.4%에서 2021년 56.5%, 2022년 54.3%로 감소세였지만 올해 다시 증가했다.

병원 운영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개원의도 늘었다. 올해 병원 운영 상황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개원의는 24.9%로 지난해(20.3%)보다 4.6%p 증가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6.8%로 지난해(36.9%)와 비슷했다(보통 38.3%).

병원을 확장하겠다는 응답은 줄고 인력 감축을 하거나 병원을 정리할 계획이라는 응답은 늘었다. 병원을 확장하겠다고 응답한 개원의는 지난해보다 3.9%p 감소한 9.5%였다. 반면 인력 감축을 위한 조직 개편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보다 3.7%p 증가한 13.9%였다. 병원을 정리할 계획이라는 응답도 지난해보다 1.7%p 증가해 6.0%였다.

응답자의 81.5%는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번아웃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악화되는 의료환경’(17.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많은 환자 수(14.9%) ▲증가하는 환자들의 요구사항(12.8%) ▲야간·공휴일 근무(12.0%) ▲많은 행정 업무(11.1%) ▲퇴근 후에도 계속되는 일(10.4%) 등도 원인이라고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93.8%나 됐다. 의사들은 필수의료 지원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 수가 개선(22.8%)과 열악한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12.0%)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 외에도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10.3%), 필수의료 인프라 유지 비용 국가 책임(10.1%), 공공·지역의료 인력 배치(6.0%), 공공·지역의료 인력 양성과 지원(5.8%)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78.6%였으며 조건부 찬성은 15.9%였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모르겠다 2.7%). 연령이 낮을수록 의대 정원에 반대한다는 응답률이 높아 20대에서는 91.1%나 됐다. 이어 30대는 82.2%, 40대는 78.1%가 반대했다. 조건부 찬성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연령대는 50대 이상으로 27.6%였다. 50대 이상은 의대 정원 확대에 61.2%가 반대했다.

이들은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필수·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33.9%)고 봤다. 의대 정원 확대보다 의료전달체계, 저수가, 의료소송 등 근본적인 문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32.8%)도 많았다. 인구 감소 추세에 의사 과잉 공급(18.6%)과 이공계 학생 이탈로 과학·산업계 위축(14.5%)이 우려된다고도 했다.

인터엠디 이영도 대표는 “작년까지는 코로나19 회복과 함께 직업 만족도와 병원 운영 상황도 점차 좋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올해 여러 의료 이슈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직업 만족도가 떨어지고 개원가 병원 운영 상황이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증가했다”며 “의사들이 좀 더 개선된 의료 환경에서 일하고 번아웃 리스크가 줄어 직업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국민 보건 의료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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