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의과대학 정원 정책에 대응해 비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선언했지만 하루도 되지 않아 의료계 내부 반대에 직면했다. 집행부 산하 비대위는 "면피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의협은 지난 26일 오후 용산 회관에서 개최한 '전국의사대표자 및 확대임원 연석회의'에서 집행부 산하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이필수 회장이 맡는다. 정부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바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이날 최대집 전 회장도 참석해 의협 중심 투쟁을 독려했다.

이에 대해 의사 단체인 미래의료포럼은 27일 성명을 내고 의협 집행부 총사퇴와 별도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다. 최 전 회장 참여도 반대했다. 성명을 낸 미래의료포럼은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미래의료포럼은 "의대 정원 정책 저지를 위해 결성하는 비대위는 현 집행부가 중심이 되고 이 회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사실상 집행부가 이름만 바꿔 다시 다는 것에 불과하다. 의대 정원 확대 사태를 파국적인 상황까지 이르게 한 책임을 져야 할 이 회장과 집행부가 이를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최 전 회장 '영입'도 반대했다. 최 전 회장이 참여하면 "의료계 내부 동력은 와해하고 국민은 등 돌린다"면서 "최 전 회장을 비대위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만약 주요 직책 임명이 결정됐더라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미래의료포럼은 "현재 의료계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총사퇴하고 완전히 새롭고 독립적인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의협은 집행부 면피용 비대위 구성 시도를 중단하고 전체 의사를 대변해 제대로 투쟁하는 독립적 비대위 구성에 협조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