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24, 한의사 수 줄여 의대 정원 확대 촉구
한의협 중앙이사회 ‘한의사 인력 과잉’ 해소 방안 논의
최혁용 전 한의협회장 “한의사 감소 아닌 교육 질 높여야”

한의과대학 정원을 줄여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자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청년의사).
한의과대학 정원을 줄여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자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청년의사).

국내 활동하는 한의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한의계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다. 과잉 배출된 한의사 인력 조정을 위해 한의과대학 정원을 줄여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자는 요구도 제기됐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의대와 한의대가 함께 있는 대학의 한의대 정원을 줄이거나 지방 공공의료와 응급의료 부족지역 내 한의대 정원을 감축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 열린 한의협 중앙이사회에도 ‘한의사 인력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 안건으로 올라왔다.

한의대 정원을 줄이고 의대 정원을 늘리자는 청원도 제기됐다.

최근 청원 24 공개청원에는 ‘한의대 정원을 빼서 의대 정원을 늘려 달라’는 글이 올라 필수의료분야 의사는 부족한데 반해 한의사는 ‘과잉 배출’ 됐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해당 청원은 내달 18일까지 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심의가 진행된다.

청원인은 의사 수부족 근거로 국제협력기구 통계를 제시하며 부족한 의사 수를 늘리기 위해 과잉 배출된 한의사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건강보험 급여비 점유율에서도 의원에 비해 한의원이 너무 낮다고 했다.

청원인은 “OECD의 2017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3명으로 OECD 평균인 3.4명의 약 67%밖에 안 된다”며 “이는 한의사가 포함된 수치다. 또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12.4개로 OECD 평균(4.5개)보다 2.7배 더 많다. 건강보험 급여비 점유율을 보면 2021년 기준 의원이 20.1%, 한의원은 2.7%”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한의사는 엑스레이, 혈액검사 등 여러 의료기기 사용에 있어 제한이 많다. 한의사의 의료권한 제한을 풀지 않으면 필수의료를 담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며 “한의대 정원을 빼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게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것에 한 발짝 다가가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의계 내에서는 이같은 주장이 이미 배출된 한의사들의 ‘밥 그릇 지키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의사 수 줄이기가 아닌 교육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최혁용 전 한의협 회장은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한의대 정원을 줄여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한의사들의 망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전 회장은 협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의료일원화를 추진한 인물로,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 전 회장은 “한의사들 입장에서는 적게 배출되면 경쟁압력이 줄어드니 좋아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고 공익에 부합이 되느냐를 봤을 땐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의사 수를 줄이자고 주장할 게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이자고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교육의 질을 따라잡기 못하는 한의대가 포기할 수도 있다. 제대로 교육 받은 한의사가 배출되는 것이므로 자연스러운 감소는 국민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그는 “한의계 스스로 교육개혁을 통해 보편적 의학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사회가 필요로하는 의사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 뿐 아니라 한의사들에게도 (의과) 복수 전공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면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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