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1차 치료에 '임핀지'와의 병용요법으로 '이뮤도' 승인
동일 시점에 병용 약물인 '임핀지' 적응증 업데이트 안 돼

최근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항 CTLA-4 면역항암제 '이뮤도(성분명 트레멜리무맙)'가 국내에서 간암 1차 치료에 기허가 약물인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의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정작 '임핀지'는 관련 적응증이 추가되지 않아 반쪽짜리 허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에 더발루맙(상품명 임핀지)과의 병용요법'으로 이뮤도를 최초 승인했다.

허가 내용은 임핀지 1,500mg에 이뮤도 300mg을 1회 투여한 후 4주마다 정기적인 간격으로 임핀지를 추가 투여하는 STRIDE(Single Tremelimumab Regular Interval Durvalumab) 용법이다.

즉, 항 PD-L1 면역항암제인 임핀지를 백본(backbone)으로 하되 치료 초반에 이뮤도를 단회 사용함으로써 면역반응은 높이고, 항 CTLA-4 기전이 가진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같은 날 정작 백본이 되는 임핀지의 허가사항에는 간암 적응증이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초 허가 품목과 기허가 품목의 심사 절차에 따른 단순 '시차'라는 의견도 있지만, 애초에 병용요법으로 두 약제에 대한 심사가 동시에 이뤄졌을텐데 허가 시점이 다른 것은 엄연한 '행정 미스(miss)'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뮤도가 국내에 수입되기까지 시일이 걸리고, 그 전에 임핀지의 적응증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이뮤도 사용에 대한 혼선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신약들의 병용이 항암 신약 개발 트랜드임을 감안하면 향후 이뮤도-임핀지 허가 미스와 같은 같은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란 법은 없다. 이럴 경우 임상 현장에서의 혼선도 불가피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신약 도입 여부는 본사 차원에서 결정이 이뤄진다"며 "적응증이 신약끼리의 병용요법이고, 각 약물을 보유한 회사가 다르다면, 허가 신청 시기와 규제 기관에 제출할 자료에 대한 논의도 이미 본사끼리 결정한 후에 지사로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한쪽 약물이 특허기간이 이미 만료돼 허가사항을 변경할 주체가 모호하다면 모를까, 신약끼리의 병용요법에 허가 신청을 따로 하는 실수가 있었을 것 같진 않다"며 "앞으로 면역항암제에 면역항암제를 더한다거나 표적항암제를 더하는 식의 병용요법이 갈수록 더 늘어날텐데, 이번과 같이 반쪽 짜리 허가가 나는 웃지 못할 상황은 다시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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