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ound 연구 결과, mOS 20.1개월·사망위험 37% 감소
비용효과성 입증 못해 비급여 적…환자 사용 한계
"효과가 입증된 약물, 급여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요구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들의 약물치료 시 PARP억제제인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CRPC는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암세포가 남아 진행된 단계로, 이 단계에서 남성호르몬에 노출되면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호르몬을 거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현재 mCRPC 표준 약물치료는 탁셀계 항암제와 '아비라테론'(제품명 자이티가), '엔젤루타마이드'(제품명 엑스탄디) 등을 병용하는 항암화학요법이다. 하지만 화학요법치료는 호르몬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심하다는 단점을 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BRCA 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린파자라는 치료 선택지가 생긴 것.
린파자는 2021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전에 새로운 호르몬 치료제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한 경험이 있는 BRCA 변이 mCRPC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해당 허가는 3상 임상시험 PROfound 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PROfound 연구는 상동재조합복구유전자(HRR) 변이를 동반하고 이전에 '엔잘루타미드' 또는 '아비라테론'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mCRPC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PROfound 연구 결과, 린파자는 BRCA1/2 변이 환자의 하위 분석에서 대조군인 '프레드니손+엔잘루타미드/아비라테론' 투여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8% 감소시켰다. 또 방사선학적 무진행생존기간(rPFS) 중간값은 9.8개월로 대조군의 3.0개월보다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특히 대조군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mOS)은 14.4개월인 반면 린파자 투여군은 20.1개월로 나타나, 사망 위험을 37% 감소시켰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린파자는 2022년 4월 암질환심의위원회로부터 mCRPC 적응증으로 급여기준 설정을 인정 받았다.
문제는 린파자에 RSA(위험분담제)가 적용됨에 따라 해당 적응증의 현재 표준치료인 탁셀계 약물 대비 비용효과성 입증이 요구된 것. 린파자는 이 허들을 넘지 못해 이후 진행된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협상이 결렬, 최종적으로 비급여로 결정됐다.
린파자의 mCRPC 급여 적용 실패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립암센터 비뇨의학과 정재영 교수는 "전립선암이 거세저항성 단계에 오면 예후가 좋지 않지만 특정 유전자가 있는 환자에게는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있다"며 "유전자 검사를 해서 BRCA 변이가 확인되면 올라파립과 같은 PARP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는데 현재 급여가 안 되기 때문에 처방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올라파립이 급여등재된다면 BRCA 변이 환자들은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mHSPC)부터 mCRPC까지 효과가 입증된 약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는 "BRCA 변이 환자를 위해서 올라파립이 급여가 된다면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환영할 일"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한 달에 몇백만원 원씩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사용하기 쉽지 않다. 최근 아비라테론과 병용요법도 허가됐지만, 두 약제 모두 비급여이기 때문에, 신약이 나와도 환자들에겐 현실성이 없는 상황라고 말했다.
린파자는 올해 2월 mCRPC 진단 후 항암화학요법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아비라테론 및 프레드니솔론과의 병용요법'으로 적응증을 또다시 확대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에서는 루카파립(제품명 루브라카)이라는 또다른 PARP억제제가 등장했다. 이 약제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효과가 기대된다"며 "후속 약물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향후 치료 환경 개선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