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이필수 회장 “정부·국회와 의료 현안 추진 긴밀히 협력”
국힘 서정숙 의원 "편들지 못하지만 합의 도출에 최선"
병협 윤동섭 회장 직역 간 ‘협력’ 강조…“디지털 헬스 선도”
복지부 박민수 차관 “산적한 보건의료 과제 함께 해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3년도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3년도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개최했다(ⓒ청년의사).

의료계와 병원계의 계묘년(癸卯年) 새해 화두는 산적한 의료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이었다. 하지만 협력 대상 중 하나인 국회에서조차 "특정 편을 들어줄 수 없다"는 말이 공식석상에서 나올 정도로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3년도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년하례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국민의힘 김재형·서정숙·조수진 의원 등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도 자리를 함께 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의협 이필수 회장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이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의료제도와 정책 설계에 있어 의료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의료계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따른 돌봄 문제, 코로나19로 본격화된 비대면 시대의 대응 문제, 소신진료를 어렵게 만드는 불합리한 제도와 보건의료 체계를 무너뜨리는 각종 악법,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 등 의료계가 맞닥뜨린 중요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제도와 정책이 어떻게 설계돼야 국민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고 국민이 행복해지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문제 등 과학적인 근거가 배제된 판단과 정책 추진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현안을 추진함에 있어 정부와 국회 정치권, 의료계가 함께 긴밀히 협력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하지만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특정 직능의 편을 들 순 없다"고 했다. 대신 의료계를 중심으로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데 힘쓰겠다고 했다. 서 의원은 약사 출신이다.

서 의원은 필수의료분야 강화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이고 감염병 도래 상황을 감안해 보건의료인 출신 직권 여당 국회의원으로 입법을 뒷받침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어느 (특정) 직능의 편을 들 순 없고 의료계와 약계, 간호계 등 모든 직능이 의료계를 중심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쪽으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대법원발(發) ‘폭탄’으로 날아든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대법원 판결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의협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지난해 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구성해 새로운 판단기준을 만들었다. 관련 단체의 전문적인 의견 청취도 없이 현재 우리나라 이원적인 의료체계를 완전히 무시하는, 피해를 당한 환자의 고통을 외면한 어이없는 판결로 회원들의 절망과 분노가 하늘을 치솟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장은 “집행부, 대의원회, 모든 직역과 회원이일치단결해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의료계 내부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윤동섭 회장
대한병원협회 윤동섭 회장

병협 윤동섭 회장도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의료계 직역 간 ‘협력’을 강조했다.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발맞춰 디지털 헬스 케어 시장을 선도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회장은 “지난해부터 논의 중인 필수의료 확충과 강화의 필요성, 전공의 수련 시스템 개선과 의료 이용의 쏠림과 양극화 해소는 건강한 의료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끊이지 않는 의료기관 내 폭언·폭행과 상해, 방화사건은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더욱 강력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해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배분에 노력하며 전달체계 정립에 힘쓰겠다”며 “전문가 단체로서 대정부·대국회 활동을 강화해 긴밀한 소통으로 의료정책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겠다. 의료계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역지사지 마음으로 직역 간 이기주의는 멀리하고 오로지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매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윤 회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의 발달로 의료시스템은 질병 치료에서 건강증진과 예방으로까지 확대되며 다양한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정부도 스마트병원 시범사업 추진과 디지털 치료제 인·허가까지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의료계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키워 헬스 케어 시장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정부도 필수의료 대책 추진에 의료계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복지부 박 제2차관은 “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를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필수의료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의료 접근성 향상과 사각지대 해소, 상시적 건강관리를 위한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고 응급의료체계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제2차관은 “새해에는 정부와 의료계가 손을 맞잡고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의료 인력 양성과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정협의, 재난 응급의료체계 개선 등 산적한 보건의료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 제2차관은 이어 “지난해부터 의료계와 정부 협의체를 통해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논의해 왔고 이제부터 시작이다. 진정성을 갖고 의료계와 소통하면서 의료 정상화를 위해 대책 마련을 추진하겠다. 열린 마음으로 의료계도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의료계 신년하례회에는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유철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이지은 대한작업치료사협회장 등 타 직역단체장들이 참석했지만 대한간호협회는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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