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린 ‘간병비 국가책임제 확보’ 토론회 1시간 만에 중단
장기요양기관협회 등 “토론회 자리도 없어…토론회 취소해야”
초고령 사회 간병비 부담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국회 토론회가 시작과 동시에 끝났다. 요양병원 중심으로 ‘간병 급여’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을 우려한 요양시설 관계자들의 반발로 1시간 가량 대치를 벌이다 결국 중단됐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간병 급여화, 간병비 국가책임제 확보’를 주제로 25일 오전 9시 40분부터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토론회는 시작부터 고성이 오갔다.
국회도서관 지하 1층 소회의실은 토론 시작 전부터 요양시설협회 관계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다 서울대 간호학과 김진현 교수가 발제를 시작하자 소동이 일어났다.
시작은 토론회 책자 주관에 표기된 명칭에서 비롯됐다.
요양기관협회들은 토론회 참석을 요청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토론회 주관 기관에 이름을 올린다는 사실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주관 기관으로 명시된 ‘요양기관협회’가 어느 곳인지 밝힌 후 토론회를 진행하라고 소리쳤다.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사단법인으로 내준 장기요양시설 단체가 있는데 주관으로 명시된 ‘요양시설협회’는 복지부가 승인한 단체냐. 어느 단체인지 밝히고 토론회를 진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토론회에) 요양시설협회 자리는 없는데 (책자에) 이름은 있다. 복지부에서 승인한 단체들을 배제하고 이런 토론회를 한다면 이런 토론 결과를 어떻게 수용하겠냐. 토론회가 개최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등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거듭 토론회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좌장을 맡은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가 중재에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발제 후 진행되는 종합토론에서 발언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제의에도 ‘토론회 취소’를 거듭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토론회를 여기서 중단하는 게 맞다. 단추를 잘못 낀 토론회는 묵과할 수 없다”며 “토론회 책자에 이렇게 인쇄한 사람들의 의도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도 정당하게 이 토론회에서 논의를 해야 하는데 마치 우리가 간병 급여에 동조한 것처럼 단체명만 넣어 놓고 (토론)자리를 마련해 놓지 않은 것은 (주최 측이) 잘못했다”고도 했다.
강 의원실 보좌관이 요양기관협회 명칭 사용에 대해 공식 사과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결국 1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이다 이날 토론회는 10시 40분경에 무산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대한요양병원협회 관계자는 “요양병원 간병 제도화가 되면 환자들이 요양병원으로 쏠린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정책이 그렇지 않고 병원과 시설이 같이 가야 하는 부분임에도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