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중심으로 타투한 의료종사자 늘어
병원 '복장단정' 규정 있지만 타투 제한 안해
"타투한 사람 채용 꺼려진다"는 반응도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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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인데, 타투(문신)해도 괜찮을까요?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까요?”

간호사 커뮤니티에 ‘타투’를 검색하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질문이 쏟아진다. 답변은 대부분 ‘안 보이면 모르니 해도 괜찮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하라’, ‘팔토시로 가리는 방법도 있다’, ‘환자나 보호자가 좋지 않게 볼 수도 있다’ 등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자기표현 방법 중 하나로 타투를 하는 사람이 늘면서 이같은 고민을 하는 의료종사자도 늘고 있다. 한 한의원에서 타투를 한 간호조무사를 보고 고령 환자가 '조폭이냐'고 항의하는 일이 벌어져 업무를 재배정해야 했다는 사연이 언론에까지 보도되기도 했다.

타투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이다.

타투를 한 간호사 A씨도 '간호사가 타투를 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환자가 몰리는 서울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한다.

그는 "주변에서 '타투를 해도 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럴 때 '타투가 먼저 보이지 않는 간호사가 되면 된다'고 답한다"며 "타투에 대한 편견이 있는 상황에서 내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환자나 보호자에게 불친절하다면 '저 사람 문신도 있더니, 역시'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관계자들도 내가 타투를 한 것을 알고 있지만 별다른 제재는 없었다"며 "근무복을 입으면 잘 보이지도 않고 간혹 보여도 '오히려 멋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했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B씨도 타투를 했다. 처음에는 '혹시나'하는 걱정 때문에 타투를 가리고 다니기도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살색 테이프로 가렸지만 지금은 가리지 않고 있다"며 "간호사에게는 청결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강요되기에 타투나 네일아트를 한 간호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으로 정맥 주사를 잡거나 기타 의료행위를 하기에 네일아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타투는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그런 편견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타투를 하고 싶어도 '간호사'라는 직업이 걸린다는 사람도 여전히 많았다.

의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C씨는 “병원에도 타투를 자제하라는 규정은 없지만, 했다가 괜히 한소리 들을까 걱정된다”며 "아무래도 환자를 직접 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손톱 관리도 해야 하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타투도 고민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의료 현장에서 타투를 한 의료종사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보다 유해졌다. '복장단정'이라는 규정으로 타투를 제한하는 의료기관도 없었다. 하지만 '꺼리는' 분위기도 여전히 있었다.

D정형외과의원 원장은 “요새 타투를 한 환자들도 많기 때문에 불편함을 주는 디자인만 아니라면 (환자들도) 이해할 것이다. 간호사들도 패션 같은 느낌으로 작게 타투를 했더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E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은 “남들이 봤을 때 혐오감이나 불쾌감이 들지 않을 정도라면 문제없다. 병원은 환자에게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 (의료진의) 모습이나 행동이 환자에게 불쾌감을 준다면, 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직원들은 채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약 채용하더라도 스스로 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위치한 F대학병원 관계자는 “복장 규정 중에 환자에게 신뢰감을 줘야 하며, 감염이나 안전 수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은 있지만 타투에 관한 규정은 없다. 세세한 부분까지도 규정하기도 어려우며, 그런 부분으로 오히려 시비가 걸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의료진이 자체적으로 신경 쓰며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G종합병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반바지를 금지한다거나, 머리 길이를 정하는 규정 등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규정 자체가 없다. 타투도 디자인이나 새기는 위치가 다양해 일일이 정하기도 어렵다”며 “간호사들도 실습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암묵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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