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시트 2022' 발표
당뇨병 치료에 2~3가지 약제 병용하는 환자 비중 약 80% 달해

국내 당뇨병 환자들의 약물치료의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혈당 관리 성적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당뇨병학회가 6일 발표한 국내 '당뇨병 팩트시트 2022'에 따르면, 당뇨병 치료에 2~3가지 약물을 병용해 치료하는 인구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당화혈색소가 6.5% 이하로 조절되는 경우는 치료 환자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30세 이상에서 당뇨병 유병률은 2018년 13.8%, 2019년 14.5%에 이어 2020년에는 전년대비 2.2%P 증가한 16.7%였다.

당뇨병 유병률의 증가와 동반해 당뇨병 환자의 약제 치료율도 꾸준히 증가했다. 2002년 3.4%에 불과했던 약제 치료율은 2019년 현재 10.6%로 증가했다. 특히 경구 혈당강하제로 치료 받고 있는 환자가 2~3가지 약제를 병용해 치료 받는 비율도 2019년 77.8% 달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강력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계속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요법별 비중은 2제요법이 39.8%, 3제요법이 38%로 비슷했다.

당뇨병학회는 당뇨병을 처음 진단 받고 경구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환자에게 어떤 요법이 처방됐는지를 조사한 '당뇨병 진단 후 생애 첫 약제 처방 현황'도 팩트시트에 담았다. 이에 따르면, 한 가지 약제의 단독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의 비율은 점점 줄고 처음부터 2~3제요법을 받는 환자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대한당뇨병학회 권혁상 홍보이사
대한당뇨병학회 권혁상 홍보이사

이에 대해 당뇨병학회 권혁상 홍보이사는 "처음부터 좀 더 강력한 혈당 강하를 통해 빠르게 목표 혈당에 도달하고자 하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당뇨병 유병률은 계속 늘고, 그에 따른 약제치료의 강도도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당뇨병 관리 수준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중 당화혈색소 6.5% 이하로 조절되고 있는 비율은 24.5%에 불과했다. 특히, 당화혈색소가 8.0% 이상으로 당장에 적극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19.5%에 달했다.

권혁상 교수는 "2012년도부터 당뇨병 혈당 조절 목표가 개별화되면서 고령에서는 다소 목표 혈당이 느슨해졌다"며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가 됨에 따라 이런 부분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의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 조절 목표가 6.5%보다 높은 경우가 많고, 유병 기간이 길어지며 인슐린 사용이 요구되는 환자가 늘어나지만 주사제 투약의 어려움 등으로 혈당 관리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

권 교수는 "당뇨병은 혈압이나 고지혈증과 다르게 약제 치료 효과가 드라마틱하지 않다"면서 "또 생활습관이나 비만 등과 연관성이 많아 그만큼 관리가 어려운 질환"이라고도 강조했다.

한편, 이날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고령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오남용 문제도 혈당 관리를 어렵게 하는 주된 요인"이라며 "최근 당뇨병 환자들 사이에 잘목된 정보들이 많이 퍼지고 있는데, 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인 '당뇨병의 정석'을 통해 환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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