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모리의대 레이몬드 슈나치 교수, 돌연변이 발생 위험 경고
몰누피라비르 섭취된 후 발생하는 'NHC'에 대한 위험성 강조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앞당겨 줄 '게임체인저'로 주목 받고 있는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MSD의 '몰누피라비르'에 대해 심각한 안전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외신에 따르면, 일부 과학자들이 몰누피라비르의 작용 기전이 잠재적으로 암이나 기형아 출산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에 결합해 복제됨에 따라 수많은 돌연변이를 일으켜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일부 실험실 테스트에서 해당 약물이 포유동물 세포의 유전 물질과 결합해 복제되며 복제된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작용이 몰누피라비르 치료를 받는 환자의 세포에서 일어난다면, 이론적으로 암이나 선천적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SD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몰누피라비르'
MSD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몰누피라비르'

실제 몰누피라비르의 개발 당시에도 이같은 안전성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에모리 의과대학(Emory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레이몬드 슈나치(Raymond F. Schinazi) 박사는 "몰누피라비르가 인체에 섭취된 후 발생하는 화합물인 'NHC'가 가임 연령의 젊은 사람들이나 임신한 사람들에게 잠재적으로 해가 될 수 있으므로 더 많은 데이터를 볼 수 있을 때까지 몰누피라비르의 광범위한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슈나치 박사는 몰누피라비르의 개발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지만, 오랜 기간 'NHC'란 화합물에 대해 연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SD도 몰누피라비르의 임상시험에서 임산부를 제외시켰다. 임상시험을 추적하는 연방 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과학자들은 남성 참가자에게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성관계를 삼가하라"고 요청했다.

한편, '몰누피라비르'는 최근 3상 임상인 MOVe-OUT 연구를 통해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입원 및 사망 위험을 위약 대비 절반 가량 낮추는 효과를 보여주며, MSD는 현재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규제기관과 몰누피라비르의 사용 허가 및 공급에 대해 논의 중이다.

올해 초 MSD는 미국 정부과 약 170만 명분의 몰누피라비르 조달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한국 정부 역시 현재까지 약 2만명분을 확보하고 3만8,000명분의 추가 구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연구에 등록한 775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무작위 배정 후 29일까지 입원하거나 사망한 환자의 비율이 몰누피라비르 투여군에서 7.3%(28/385명)인 반면 위약군에서는 14.1%(53/377명)로 나타났다. 또 몰누피라비르를 투여 받은 환자에서는 사망 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반면, 위약군에서는 8건의 사망 사건이 발생하며 뛰어난 예방 효과를 보여줬다.

이에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ata Monitoring Committee)는 이같은 긍정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임상의 조기 종료를 권고했으며, MSD 역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협의해 환자 모집을 조기 종료했다.

MOVe-OUT 연구는 당초 환자 1,550명을 대상으로 설계된 연구로,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절반의 환자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 다만, MSD가 해당 임상시험의 환자 모집을 중단한 시점에 이미 대상 환자의 90% 이상이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추후 나오는 결과가 어느 정도 논란의 여지를 줄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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