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연구팀, 장 조직 내 미생물-인간 유전자 동시 분석 기술 개발

연세의대 연구팀이 크론병 예후 예측과 치료 전략을 설정할 수 있는 ‘미생물-인간 유전자 발편 프로파일링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사진제공: 연세대의료원). 
연세의대 연구팀이 크론병 예후 예측과 치료 전략을 설정할 수 있는 ‘미생물-인간 유전자 발편 프로파일링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사진제공: 연세대의료원).

국내 의료진이 장 조직 내 세균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사람의 장 세포 유전자를 동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량 교수와 장수영 강사, 세브란스어린이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고홍 교수 연구팀은 장 조직 내 미생물과 인간 유전자 동시 분석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 기술을 통해 크론병 예후 예측과 치료 전략을 설정할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크론병은 소장과 대장을 포함한 소화기관에서 발생하는 염증으로 인해 혈변, 복통, 설사 등 증상이 만성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질환이다. 만성 염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장 천공, 협착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 내 미생물과 사람의 면역 시스템 사이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실제 세포 수준에서 장 내 미생물과 사람의 면역 시스템 상호작용 확인을 통한 크론병의 정확한 병인 기전 이해와 효과적인 치료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또 크론병 발생 억제와 증상을 완화시키는 유익균 균주를 정확히 식별하고 이를 활용해 미생물 기반 치료법 개발도 가능하다고 했다.

연구팀은 장 조직 내 세균 위치를 확인하면서 동시에 사람의 장 세포 유전자 발현을 확인할 수 있는 ‘미생물-인간 유전자 발편 프로파일링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인체 조직의 RNA 발현뿐만 아니라 인체 조직 내 침투한 미생물의 RNA를 동시 검출하고 그 연관 관계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특정 미생물 분포로 나타나는 사람 세포 반응을 높은 수준의 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파이프라인 기술을 이용해 크론병 환자의 장 조직을 분석한 결과, 크론병 장 조직에서 미생물 분포가 정상 장 조직에 비해 현저히 증가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염증이 심한 부위에서 미생물 분포가 더욱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미생물 분포 정도는 환자 질병 재발 시기, 내시경 검사에서 확인되는 중증도와 강한 연관성을 보여 미생물 분포를 통해 크론병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미생물 존재에 다른 인체 세포의 사멸 정도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크론병과 관련된 다수의 유익균 후보와 병원균 후보를 식별했다. 이 중 일부는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치료 후보 세균 군주였다. 또 미생물 종류에 따라 발현이 유도되거나 저해되는 RNA를 확인해 미생물과 장 내 사람 세포 간 상호작용을 추정했다.

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기술은 크론병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생물 관련 질환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유익균과 병원균을 식별해 미생물 기반 치료 전략 개발과 예후 예측, 치료 방향 설정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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