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시대, 국내기업은 지금②]
키트루다 병용 'CJRB-101' 올해 ASCO에서 1/2상 중간결과 발표
사업개발 인력 강화하며 기술이전 총력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개발은 주춤하다는 한계도

페링제약의 ‘레비요타’에 이어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보우스트'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를 획득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대가 열렸다. 이들 약물이 규제당국의 문턱을 넘었지만, 아직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이에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도 주춤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들은 각사만의 경쟁력으로 이러한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다. 4편에 걸쳐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동향과 국내 개발 기업들의 개발 전략을 짚었다.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된 천랩. 이 회사는 이후 CJ제일제당의 인수되며 CJ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바꾸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냈다. 모기업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외 기업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를 인수하며 질환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한편 자체 글로벌 임상까지 수행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CJ바이오사이언스는 사업 방향성은 일관된다. 면역항암제의 반응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에서 찾겠다는 것. 회사는 해당 파이프라인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CJRB-101 1/2상 중간분석 결과 발표...안전성과 일부 유효성 입증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포스터 발표를 통해 처음으로 CJRB-101의 안전성과 일부 유효성에 대한 임상 성과를 발표했다. 현재 항암제 개발 트렌드에 발맞춰 면역관문억제제(키트루다와 옵디보 등)의 반응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CJRB-101을 초기 임상을 진행 중이다.

CJRB-101은 발효식품에 발견된 신종 균주이기 때문에 안전성은 확보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ASCO에서 발표된 포스터에서도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이나 중대한 이상사례(SAE), 치료 중단 사례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경우 세포보다 더 큰 단위이기 때문에 생산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의 경우 임상을 위한 위탁생산개발(CDMO)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소에 강한 균주를 동정해 CJRB-101을 최종 물질로 선정했다. 이러한 특성은 의약품으로 대량생산에 용이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경우 넘어야 할 허들은 명확한 효능이다. 균주라는 특성상 명확한 약물작용기전(MOA)를 밝히기 어렵다는 한계와 기존 건강기능식품으로 널리 사용된 유산균과의 차별성을 확보해 의약품으로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CJ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이러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의 허들을 넘기 위해 전임상 단계부터 MOA를 명확히 밝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초기 임상이지만 일부 유효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결과도 발표했다.

올해 ASCO에 발표된 포스터에 따르면 CJRB-101은 T세포 기능과 활성화 관련 유전자(GZMB, PRF1 등)의 발현을 높이고 면역억제 관련 유전자(CTLA4, IDO1 등)의 발현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MOA에 따라 키트루다 등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을 높이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논리다.

또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면역항암제에 불응하는(ICI-refractory) 환자 22명에서 질병조절률(DCR)이 41%로 보고됐다. 이러한 결과를 CJRB-101 병용요법이 일부 질병 안정에 기여했을 가능성 있다고 중간분석 결과를 통해 결론을 내렸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포스터 발표를 통해 'CJRB-101'의 1/2상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업개발 인력 영입해 기술이전 성과 도모

항암 외 파이프라인은 전임상...IBD 기반 후속 임상 진입 목표

Human BIO 김창숙 사업추진실장(경영리더)
Human BIO 김창숙 사업추진실장(경영리더)

CJ바이오사이언스는 항암 파이프라인의 임상에 주력하는 한편 기술이전을 위한 인력도 강화했다. 작년 12월 CJ바이오사이언스의 모회사 CJ제일제당이 Human BIO 사업추진실장으로 김창숙 경영리더를 영입하면서다. 김 리더는 툴젠,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한미약품, 노보노디스크, 노바티스에서 사업화 경험을 쌓았다.

최근 글로벌 항암 기술이전은 통상적으로 최소 1상 데이터는 확보돼야 가능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CJ바이오사이언스도 1/2상이 마무리 되거나 중간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본격적으로 사업개발 인력을 보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속 파이프라인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염증성장질환(IBD)다. CJRB-201은 현재 비임상 막바지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모델에서 IBD에 대한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임상 진입을 위한 시료 생산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2월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ECCO) 전임상 데이터 포스터 발표도 진행하며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항암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진입한 것 외엔 다른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향후 CJRB-101 등이 기술이전 될 경우 회사의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CJRB-201 외에 IBD를 타겟으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모두 디스커버리와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파킨슨과 천식 질환 파이프라인 모두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분야의 축적된 전문성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기반의 신약개발 플랫폼 '이지엠' 활용해 임상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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