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맥거번대병원 애들레이드 A. 에버트 피부과 교수
"시빈코, JAK 억제제 중에서 안전성 높은 약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를 시작으로 JAK 억제제 등 아토피피부염에서도 다양한 신약이 등장하며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졌다. 그간 JAK 억제제는 경구제라는 이점과 빠른 효과로 인해 각광을 받았지만, 일부 약물에서는 안전성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JAK1 억제제 중 하나인 시빈코(성분명 아프로시티닙)는 경구 투여의 편의성은 물론 장기 안전성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고 있으며, 피부장벽 개선 등에서 기존 생물학적제제와 차별화된 점을 보여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최근 열린 국제 아토피피부염 서밋 2025(International Atopic Dermatitis Summit Seoul, IASS 2025) 참석차 방한한 맥거번 의과대학병원 애들레이드 A. 에버트(Adelaide A. Hebert) 피부과 교수를 만나 아토피 치료에 있어 처방 환경의 변화의 시빈코의 임상적 가치를 들었다.

맥거번 의과대학병원 애들레이드 A. 에버트(Adelaide A. Hebert) 피부과 교수
맥거번 의과대학병원 애들레이드 A. 에버트(Adelaide A. Hebert) 피부과 교수

-IASS 2025에서 발표 내용을 소개해 준다면.

'EASI 점수를 넘어, 아브로시티닙을 활용한 아토피피부염의 최적의 치료 접근법(Beyond EASI score, optimal approach to treat atopic dermatitis with Abrocitinib)'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실제로 임상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아토피피부염과 관련된 다양한 평가 지표들이 활용된다. 이러한 지표들을 통해 환자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진 입장에서의 만족도가 아닌 환자가 실제로 증상의 호전을 체감하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또한 비단 피부 증상뿐만 아니라 가려움증이나 피부 통증, 산출물, 가피(딱지), 수면, 환자의 삶의 질, 색소 침착, 피부 장벽에 대한 복원에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소개했다.

-습진 범위 및 중증도 지수(EASI)는 아토피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인가. 이 외에 임상 현장에서 EASI 외에 살펴볼 아토피 지표는 무엇이 있나.

EASI 점수는 의료진이 관찰한 환자 상태를 수치화한 것이다. 따라서 환자가 직접 느끼는 가려움증 등에 대한 고통이나 정서적인 부분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POEM(환자중심 습진 평가 지표, Patient-Oriented Eczema Measure)이라는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이 지표는 아토피피부염과 관련된 주관적인 요소들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특히 EASI 점수에는 반영되지 않는 가려움증 같은 증상이 포함될 수 있다.

또한 이번 발표에서 SCORAD(SCORing Atopic Dermatitis)라는 지표에 대해서도 다뤘는데, SCORAD는 수면 장애나 삼출, 가피(딱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보다 포괄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반면, EASI 점수는 그렇지 않다. 환자가 아토피피부염이라는 질병을 어떻게 느끼고 바라보는지, 무엇보다 환자 개개인의 삶 전반에 걸쳐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들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아토피피부염 신약이 많이 나왔다. 치료 환경의 변화는.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해 다양한 신약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두필루맙을 비롯한 생물학적제제의 등장은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돌파구가 됐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생물학적제제에 치료 효과를 볼 수 없고 부작용의 문제도 있다. 아토피피부염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두필루맙 외에도 여러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

두필루맙이나 JAK 억제제와 같은 치료제는 중등증에서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중증의 습진이나 다양한 증상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여전히 중증 아토피 치료에 있어 두필루맙의 처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두필루맙과 같은 생물학적 대비 JAK억제제인 시빈코만의 임상적 이점은.

시빈코는 저분자 약물이자 경구제라는 점, 약효 발현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있다. 특히 가려움증은 1~2일 만에 증상이 크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 또한 높다. 복용을 중단하면 곧바로 염증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의사의 처방을 잘 따르도록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반면 두필루맙은 효과 발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질병이 다시 진행돼도 환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결막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강점도 있다. 일부 생물학적제제는 안구 충혈, 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지만, 시빈코는 이러한 부작용에서 자유롭다. 또한 50mg, 100mg, 200mg 세 가지 용량 옵션이 있다. 때문에 생물학적제제 대비 환자 반응과 연령대, 신장 기능에 따라 용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다.

실제로 시빈코와 두필루맙을 비교한 일부 연구에서는 시빈코 투여 시 두필루맙을 투여했을 때보다 비병변 부위 피부의 경피층에서 수분 손실이 더 적게 나타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피부 장벽을 보호해주는 중요한 단백질인 필라그린(Filaggrin)과 로리크린(Loricrin)의 발현량도 시빈코 투여군에서 증가한 반면, 두필루맙 투여군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있어 피부 장벽을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시빈코의 치료 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JAK 억제제에서 시빈코로 교체투여를 진행한 치료 사례가 있나.

이번 발표에서 다른 JAK 억제제에서 시빈코로 교체 투여를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환자는 이전에 다양한 약물을 시도했다가 시빈코 100mg 투여 후 한 달 만에 증상이 극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홍반이나 해면성 피부염 증상이 크게 완화돼 환자 스스로도 기적이라고 할 만큼 효과가 좋았다.

이 환자는 과거 전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당시 증상이 좋아졌던 경험이 있었다. 다만, 전신 스테로이드는 안전성 문제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튼살 등의 흔적이 크게 남을 수 있다. 다양한 치료제를 시도했지만 스테로이드 이후 증상이 호전됐다고 느낀 것은 시빈코가 처음이라고 했다.

개인적인 임상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유파다시티닙은 시빈코 대비 부작용이 더 많다고 느껴져 보다 안전한 약제인 시빈코를 선택하는 편이다. 게다가 유파다시티닙은 2가지 용량 옵션을 가진 반면, 시빈코는 3가지 옵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용량 선택의 유연성 측면에서도 시빈코가 강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시빈코가 다른 JAK 억제제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제로 평가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시빈코는 선택적 JAK1 억제제로, JAK 경로에서 부작용을 덜 발생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JAK 2, 3을 억제하는 약들은 혈전 ·색전과 같은 심혈관계 이상반응(MACE,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반면 시빈코는 JA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분자 구조상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아토피피부염은 경증부터 중증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질환이다. 각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토피피부염에 있어서 완치는 없다. 간혹 한 번 치료받고 완치되기를 기대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경증, 중등증, 중증 환자에 맞춰 약제가 발전하고 있다. 이에 맞는치료가 필요하다. 중등증이나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반드시 피부과에서 신약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또한 최근 알레르기 전문의들이 밝혀낸 사실 중 하나는 식품이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중요한 기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특정 음식을 못 먹도록 제한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제한했을 때 그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중증도에 상관없이 국소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테로이드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1950년대부터 사용해온 약물이고, 의사의 지침대로만 사용하면 굉장히 안전하다. 대부분 보험도 되고, 가격도 저렴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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