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유상증자 루머를 전면 부인하는 한편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날 루닛 주가는 유상증자 루머 영향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14일 루닛은 주주 공지를 통해 “올해 운영자금 목적의 유상증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과 언론 앞에서 약속한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변함없는 약속”이라고 밝혔다.

루닛은 회사가 올해 충분한 운영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설사 추후 자금 조달이 필요하더라도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지에서 루닛은 최근의 사업 성과도 함께 언급했다. 루닛은 올해 1분기에 분기 최대실적을 달성하며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닛 측은 주주들에게 “악성 루머에 흔들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며,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성원에 보답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루닛은 증권가를 중심으로 유상증자 계획 루머가 확산되면서 회사 주가가 장중 10% 이상 하락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루닛 주가는 전일 종가 5만4,400원 대비 4,200원(7.72%) 하락한 5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최대 11.49% 하락한 4만8,150원까지 떨어졌으나, 오후 3시경 회사의 공식 해명 이후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소폭 반등해 오후 4시 30분경 기준 5만800원(전일 종가 대비 -6.62%)에 거래되었으나, 여전히 전일 대비 상당한 하락세를 보였다. 현재 주가는 52주 최고가(8만5,800원)에서 약 41% 하락한 수준이며, 시가총액은 1조 4,55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2일 공시에 따르면, 루닛은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51억원) 대비 273.6%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매출이 1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1%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했다. 국내 매출도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6% 늘었다.

사업 부문별로는 AI 암 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으며, 암 치료 영역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2024년 인수한 볼파라 헬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성장한 매출을 달성했으며,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98%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루닛이 유상증자 루머에 대응한 같은 날, 키움증권의 신민수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내고 “매출액 체급이 커지는 것은 확실하나, 수익 가시화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리포트는 루닛의 1분기 영업이익이 20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약 20억원의 유방조영술 DBT 환자 데이터를 미국에서 구매하며 연구개발비가 98억원 발생했는데, 이는 분기 연구개발비 중 가장 큰 수치로 영업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리포트는 루닛의 주요 사업 부문별 실적에 대해 루닛 인사이트가 1분기 66억원(전년 동기 대비 40.3% 증가), 볼파라 헬스가 117억원, 루닛 스코프가 9억원(전년 동기 대비 134.9% 증가)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세부 분석했다.

특히, 루닛의 2025년 연간 매출액을 866억원(전년 대비 59.9% 증가), 영업이익은 564억원 적자로 전망했다. 현재 연결 현금성자산은 524억원으로, 현재의 재무상태를 유지할 경우 2026년 2분기까지 회사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신민수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운영자금 목적 유상증자는 없을 것으로 강조한 바 있기에 재무 체력 확보 차원의 자금 조달은 차입 등의 다른 형태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