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ound 및 PROpel 연구 바탕 국내 두 적응증 모두 신청
“높은 약가로 접근 제약…환자들 적정 시기 놓쳐 효과 저하”
과거 RSA 협상결렬 후 재도전…적응증별 약가 인정 받을까

린파자 제품이미지.
린파자 제품이미지.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이하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PARP 억제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의 전립선암 적응증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재신청해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린파자 급여를 신청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건의 3상 임상시험 Profound 연구와 PROpel 연구를 통해 입증된 두 가지 적응증 모두에 대해 급여 신청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린파자는 전립선암에서 두 가지 적응증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첫째는 ‘이전에 새로운 호르몬 치료제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한 경험이 있는 BRCA 변이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성인 환자의 치료’(Profound)이며, 둘째는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진단 후 항암화학요법 치료경험이 없는 성인 환자에서 아비라테론 및 프레드니솔론과의 병용요법’(PROpel)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2년 BRCA 변이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에 대해 급여를 신청해 급여 기준 설정을 인정받으며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를 통과했지만,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소위 단계에서 위험분담제(RSA)에 대해 논의하다 협의가 결렬된 바 있다.

임상 현장에서는 전립선암 환자 치료에 있어 린파자 급여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가 높다.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창욱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린파자의 급여 적용이 이루어질 경우 시의적절한 치료가 가능해져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BRCA 변이가 있는 환자들에게 린파자의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높은 약가로 인해 환자들의 접근성에 제약이 있었다”며 “대부분 다른 약을 다 쓴 후에야 린파자를 고려하게 되는데, 그 시점에는 환자 상태가 이미 많이 안 좋아져 약효도 떨어지고 빈혈 등 부작용은 더 심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mCRPC 1차 치료에서는 이런 한계가 더욱 두드러진다”며 “‘아비라테론(제품명 자이티가)’과 PARP 억제제를 병용할 경우 효과가 좋다는 데이터가 나와 있으나 급여 미적용으로 인해 실제 임상에서의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급여화가 실현된다면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PROfound 연구에서 BRCA1/2 변이가 있는 mCRPC 환자군에 대한 하위분석 결과, 이전 아비라테론 또는 ‘엔잘루타마이드(제품명 엑스탄디)’ 치료 후 진행된 환자에서, 린파자는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기간(rPFS)을 중앙값 9.8개월로 대조군의 3.0개월보다 크게 향상시켰다(HR 0.22, 95% CI 0.15-0.32; p<0.0001). 전체 생존기간(OS)도 중앙값 20.1개월로, 대조군의 14.4개월보다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HR 0.63, 95% CI 0.42-0.95).

PROpel 연구에서는 이전에 항암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mCRPC 환자를 대상으로 린파자와 아비라테론의 병용요법이 평가됐다. 연구 결과, 병용요법은 아비라테론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4% 감소시켰으며(HR 0.66; 95% CI 0.54-0.81; p<0.0001), rPFS는 병용군에서 24.8개월로, 아비라테론 단독군의 16.6개월보다 8.2개월 연장됐다.

다만 린파자의 전립선암 급여 적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현재 린파자는 국내에서 난소암, 유방암, 췌장암, 자궁내막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해 허가받았으나, 급여 확대에 고배를 마시며 난소암을 제외한 나머지 적응증에서는 아직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린파자와 같이 다양한 암종에 적응증을 가진 약제의 경우, 각 암종마다 쓰임새가 달라 기존의 약가 책정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암종별 특성을 고려한 적응증별 약가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번 린파자 급여 신청과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국내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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