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호흡기내과 데이비드 잭슨 교수
“영국서 중증 천식 치료 1순위로 자리매김…치료 실패 가능성 줄여”
“동반질환 환자 효과 확인…4주 간격으로 타 제제보다 편의성 높아”

중증 천식은 고용량 흡입 스테로이드 및 추가 조절제를 사용해도 조절되지 않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잦은 천식 악화와 폐기능 저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치료로 인한 합병증까지 경험한다. 전체 천식 환자 중 약 5~10%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중증 천식 의료비용은 경증 천식의 9배에 달하며, 누적 사망률은 일반 천식 대비 1.5배 높다. 특히 한국의 천식 관련 표준 사망률은 OECD 국가 평균의 3배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식 표현형에 상관없이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중증 천식 치료제 ‘테즈파이어(성분명 테제펠루맙)’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테즈파이어는 최초이자 유일한 ‘인간 흉선 기질상 림포포이에틴(TSLP)’을 차단하는 중증 천식 치료제로, 천식 연쇄 염증 반응의 상류에 있는 TSLP를 차단해 광범위한 중증 천식 환자에서 효과를 나타낸다.

중증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 PATHWAY 연구에 따르면, 테즈파이어는 연간 천식 악화율을 위약 대비 최대 71% 감소시켰다. 3상 NAVIGATOR 연구에서는 1차 평가지표인 연간 천식 악화율이 테즈파이어 투여군에서 위약 대비 56% 감소했다(rate ratio 0.44; 95% CI, 0.37 to 0.53; P<0.001). 또한 폐기능 개선, 천식 조절 정도, 삶의 질 등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이에 본지는 영국 런던 가이즈 병원의 중증 천식 및 호산구성 폐 질환 센터 책임자인 데이비드 잭슨 교수를 만나 중증 천식 치료의 글로벌 최신 동향을 알아보고, 테즈파이어의 임상적 가치와 유용성에 대해 들었다.

데이비드 잭슨 교수는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호흡기내과 교수다. 그가 이끄는 센터에는 매년 약 800명의 신규 환자가 찾아오고, 약 1,500명의 중증 천식 환자가 생물학적제제로 치료 중이다. 그는 풍부한 처방 경험을 바탕으로 정기적으로 실사용데이터(RWD)를 발표하고 있으며, 유럽호흡기학회의 ‘호산구성 폐 질환’ 논문 공동 편집을 맡고 있으며 ‘THORAX’, ‘ALLERGY’ 저널의 부편집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호흡기내과 데이비드 잭슨 교수.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호흡기내과 데이비드 잭슨 교수.

- 테즈파이어는 중증 천식 치료제 중 최초이자 유일한 항-TSLP 제제다. 실제로 처방 중인 의료진으로서 이러한 기전의 원리와 임상적 효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중증 천식을 포함해 천식 환자의 면역 체계를 보면 주로 ‘제2형 면역 반응(이하 T2 염증)’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있다. 기존에는 T2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많이 사용했고, 이를 통해 염증을 발생시키는 대부분의 경로를 차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는 광범위한 항염증 효과가 있는 대신 상당히 많은 부작용을 수반한다.

기존 생물학적제제는 T2 경로의 일부분을 차단해 염증 생성을 줄임으로써 스테로이드 사용을 경감시키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 때문에 생물학적제제의 등장은 천식 치료의 혁신이자 돌파구였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없이 염증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새로운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할 때마다 매우 반긴다.

특히 테즈파이어 등장은 기존 생물학적제제와 다른 새로운 기전으로 인해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테즈파이어는 T2 염증 반응의 특정 부분만 억제할 수 있는 기존 생물학적제제와 달리 염증 연쇄 반응 전반을 억제할 수 있다. 마치 스테로이드처럼 광범위한 항염증 효과를 보이면서 스테로이드와는 달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천식은 이질성이 강한 질환이다. 환자별로 보이는 염증의 유형이나 양상 등이 모두 다르고, 그로 인해 나타나는 임상적인 증상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는 기도 과민성이 상당히 높고, 어떤 환자는 폐 기능이 지속적으로 빠르게 저하된다. 특정 염증 경로에만 작용하는 기존 생물학적제제와 달리, 테즈파이어는 천식과 관련한 전반적인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다. 의료 현장에서의 기대가 매우 크다.

- 실제 처방의 근거가 되는 테즈파이어의 임상 데이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3상 NAVIGATOR 연구에 따르면, 테즈파이어는 천식 악화율 감소, 천식 증상 조절, 폐 기능 개선 등의 지표에서 아주 명확한 개선 효과를 보여줬다. NAVIGATOR 임상에서 나타났던 1년간의 우수한 치료 효과는 2년 간의 장기 확장 연구인 DESTINATION 연구에서도 일관성 있게 잘 유지되고 있었다.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도 부작용 발현 빈도에 차이가 없었고 환자들의 내약성도 우수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T2 염증 레벨이 낮아 기존의 생물학적제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환자군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테즈파이어 임상엔 염증 정도가 낮은 환자군도 포함되어 있다. 하위그룹 분석 결과, 이러한 환자군에서도 다른 그룹 못지 않게 좋은 효과가 나타났다.

- 테즈파이어의 등장 이후 처방 패턴이나 양상 등 중증 천식 치료 환경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테즈파이어는 지난 1~2년 사이 영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중증 천식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중증 천식 환자에서 가장 선호되는 치료제다. 첫 치료부터 환자에게 맞지 않는 치료제를 시도해 실패할 위험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다른 생물학적제제는 특정 염증 경로에만 작용하는 약물이다 보니 각 치료제의 기전과 잘 맞는 환자에서는 아주 효과가 좋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에서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테즈파이어는 광범위한 염증 경로에 작용하기 때문에 치료의 시작부터 불충분한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낮은 약제라는 인식이 있어 많은 의료진들이 선택하고 있다.

- 생물학적제제로 첫 번째 치료에 실패했을 때 환자나 의료진은 어떤 어려움을 겪나.

천식에서 생물학적제제 사용 시 치료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천식 발작 빈도를 최대한 감소시키고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제일 피해야 하는 상황은 생물학적제제를 사용 중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천식 발작이 나타나고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천식 증상이 여전히 남아 있고 폐 기능이 꾸준히 악화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 그렇다면 광범위한 환자군에서 쓸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와 혈중 호산구 수치, 호기산화질소(FeNO) 수치 등 특정 조건의 환자군에서 쓸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 중 어느 약제를 먼저 써야 한다고 보나.

중증 천식 약제 선택 시 치료 효과뿐 아니라 약가, 안전성도 고려한다. 순수하게 환자가 누릴 수 있는 치료 효과만 고려한다면 첫 번째 치료제로 테즈파이어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첫 치료제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환자들이 남아 있는 천식 증상으로 고통받는 것을 막아야 하고, 첫 치료제가 효과 없어 다른 약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천식에서는 약제가 효과를 발휘하는 데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염증 유형, 정도, 발병 시기 등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해당 약제로 환자의 동반 질환에서도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아직 중증 천식 생물학적제제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어 특정 치료제의 효과가 더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기전의 특징 때문에 테즈파이어가 임상 연구에서 더 광범위한 환자군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긴 하다. 예를 들어 천식 발작과 관련된 호산구성 염증 환자, 천식의 여러 증상과 관련된 알레르기성 염증 환자, 다른 약제에서 효과를 보이지 않던 염증 레벨이 낮은 환자 모두에서 효과가 나타난다.

중증 천식 환자들은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제 선택 시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부비동과 비강에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혹인 비용종을 동반한 환자는 삶의 질이 상당히 낮다. 중증 천식에 효과적인 약이 있어도 부비동 동반질환은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테즈파이어는 비용종 동반 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였고, 다른 동반질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투약 주기도 중요하다. 생물학적제제 치료는 수년 또는 평생 이어갈 수 있다. 주사 횟수는 환자에게 중요한 문제로, 기존 생물학적제제는 2주 또는 4주 간격으로 투여한다. ‘두필루맙(제품명 듀피젠트)’은 2주 간격으로, ‘오말리주맙(제품평 졸레어)’은 2주나 4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테즈파이어의 투약 주기는 4주로,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빈도수가 더 낮은 제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 테즈파이어를 장기간 사용하는 환자들은 보통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가? 장기 치료 시 안전성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천식은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는 평생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아직 데이터가 많지 않지만, 생물학적제제가 필요한 중증 천식 환자들이 치료를 영구 중단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흡연자가 금연하거나 반려동물과 이별하는 등 천식 악화 요인이 사라지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예외적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대다수의 환자들은 평생 혹은 최소 수년간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현재 테즈파이어에 대해 가장 장기간 추적 관찰된 안전성 데이터는 2년이다. 안전성에 대해 특별히 우려해야 할 부분은 없었다. 중증 천식에 사용되는 생물학적제제 중 장기 치료의 안전성으로 크게 문제가 됐던 사례는 없어 테즈파이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임상 연구에서 나타난 테즈파이어의 이상반응에는 인두염, 발진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인가? 또, 국내 허가사항을 보면 ‘TSLP를 차단하면 이론상으로는 중대한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나, 임상 연구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NAVIGATOR 연구와 2년의 장기 확장 연구 DESTINATION에 따르면, 위약군 대비 테즈파이어 치료군에서 더 많이 발생한 주요 이상반응은 없었다. 이상반응을 겪는 환자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테즈파이어 사용 중 발생한 이상반응 중 중증 이상반응은 없었다.

생물학적제제와 같이 면역 체계의 특정 부분을 타깃하는 약제는 이론적으로 감염에 대한 우려가 있다. 다행히 중증 천식에 사용되는 생물학적제제는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면역 체계를 타깃하지 않는다. 테즈파이어는 임상 연구에서도, 실제 처방 사례에서도 감염으로 인한 문제가 나타난 적이 없었고, 이는 중증 천식에 사용되는 다른 생물학적제제 모두 마찬가지다. 이론적으로는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나, 현실적인 문제는 아니다.

- 테즈파이어는 천식 표현형에 상관없이 폭 넓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T2 염증 환자에서 테즈파이어는 어느 정도로 권고되는 약제인가.

테즈파이어가 염증 레벨이 낮은 환자에도 좋은 결과를 보여 염증 수준이 낮은 환자에게만 쓸 법한 약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오해다. 염증 수준이 높은 환자일수록 더 나은 치료 결과를 보였다. 데이터 일부만 보고 T2 환자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이 때문에 처방하지 않는 것은 큰 실수다.

- 그럼 비(非) T2 염증 환자에서도 T2 염증 환자만큼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가?

테즈파이어를 포함한 중증 천식 생물학적제제는 공통적으로 염증 정도가 심할수록 잘 반응한다. 테즈파이어와 기존 생물학적제제의 차이점은 염증 수준이 낮은 환자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다. 염증이 높은 환자에서 더 좋은 효과를 보이지만 염증이 낮은 환자에서도 잘 반응한다.

고려할 점은 염증 정도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천식 악화 빈도가 훨씬 높아 감소 폭도 크다는 것이다. 천식 악화가 5번에서 1번으로 줄면 80% 감소지만, 2번에서 1번으로 줄면 50% 감소다. 테즈파이어는 염증 수준이 높은 환자군과 낮은 환자군 모두에서 천식 악화 빈도를 1년에 1번 수준으로 개선했다. 따라서 감소율은 염증이 높은 환자군에서 크게 나타나지만, 궁극적으로는 염증 수준과 관계없이 천식 악화 빈도를 연 1회로 줄인다.

- 효과 측면에서 봤을 때 다른 생물학적제제를 사용 중인 환자도 테즈파이어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만약 환자가 기존 치료제로 궁극적 치료 목표인 관해에 잘 도달했다면 굳이 변경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환자가 악화 빈도 등 관해의 일부 기준을 충족할 정도로 개선됐지만 아직까지 증상이 남아 있고 일반인 대비 폐 기능이 빠르게 감소되고 있다면 변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새로운 약제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기전을 가졌다면 더더욱 그렇다. 영국에서는 다른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던 환자가 관해 기준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고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으면 테즈파이어로 변경하고 있다.

- 앞으로 테즈파이어의 활용성과 범용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동반 중증 천식 환자까지 확대해서 사용 가능할 것이라 보는가?

COPD는 천식과는 구분되는 질환이지만 두 가지 질환을 모두 가진 환자들이 있다. COPD 동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은 없으나, 천식을 앓고 있다면 COPD 동반 유무와 관계없이 테즈파이어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COPD 환자 대상 연구는 진행 중이며, 일부 하위그룹에서 테즈파이어에 반응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 테즈파이어 SOURCE 임상에 따르면, 경구 스테로이드(OCS) 의존성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이는 효과가 크진 않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SOURCE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 사용 감소 비율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진 않았으나, 테즈파이어의 효과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위약 효과가 매우 높게 측정됐다. SOURCE 연구 참여 환자 중 경구 스테로이드제나 전신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준이 아님에도 부적절하게 사용하던 환자들이 많았다. 위약군에 스테로이드를 중단할 수 있는 환자가 다수 포함돼 위약군의 중단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하위그룹 분석 결과 프레드니솔론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염증 레벨이 높은 환자군에서 테즈파이어 사용 시 긍정적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더 큰 규모로 스테로이드 사용 환자에 대한 테즈파이어 효과를 평가하는 WAYFINDER 연구를 진행 중이며, 오는 5월 미국흉부학회(ATS)에서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테즈파이어가 국내에 출시되면 환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가?

중증 천식에서 추구하는 치료 목표는 모두 같다. 천식 악화의 확실한 감소, 스테로이드 사용 감소, 천식 증상 조절 등이다. 테즈파이어의 출시로 이러한 목표를 잘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