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 블린사이토 공고요법 적응증 확대 기자간담회 개최
김혜리 교수 “미충족 수요는 ‘급여’…현장은 도입 준비 마쳐”
“공고요법, 적응증 확대 이상의 의미…10년간 안전성 입증”

지난 12일 열린 암젠코리아 블린사이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암젠코리아 블린사이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소아 환자는 완치 후 잔존 여명이 길기 때문에 치료의 목표가 단순 완치를 넘어 합병증이 없는 삶의 질이 중요합니다. 블린사이토는 소아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LL) 치료에서 처음으로 생존율을 높인 약이며, 재발 위험이 평균 또는 고위험인 환자들에게 반드시 추가되어야 합니다. 현재 시급한 과제는 급여 확대입니다.”

지난 12일 암젠코리아 ALL 치료제 ‘블린사이토(성분명 블리나투모맙)’의 공고요법 적응증 확대를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김혜리 교수는 이같이 지적했다.

이날 연자로 참석한 김 교수는 블린사이토 임상시험 연구(AALL1731) 결과를 소개하며 소아 ALL 환자에서 블린사이토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표준위험군의 전구 B세포 ALL 소아 환자 중 평균 또는 높은 재발 위험이 있는 MRD 음성 환자 1,14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추적 기간 중앙값 2.5년 시점에서 블린사이토 및 화학요법 교차 투여군의 3년 무질병 생존율이 96.0%로 화학요법 단독 투여군의 87.9%보다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는 블린사이토의 우월성이 너무 확실해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할 정도였다. 소아 ALL은 표준 항암요법만으로도 완치율이 높지만, 블린사이토를 추가했을 때 무질병 생존율이 약 7~8% 더 향상됐으며, 이는 재발률을 낮추고 추가 치료의 필요성을 줄여 장기적으로 치료 독성과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합병증 위험이 치료 강도와 누적량에 비례한다고 설명하며, 블린사이토 같은 표적 치료제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표적으로 안트라사이클린 항암제는 심장 독성이 있어 평생 누적량이 몸에 쌓이면 심부전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조혈모세포 이식은 가임력을 크게 저하시킨다. 이런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적의 1차 치료로 재발 없는 완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COG AALL1331 임상시험 결과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블린사이토를 사용한 환자군에서 약 15% 더 높은 생존율을 보였으며, 이는 100명 중 15명을 더 살릴 수 있었다는 의미로, 재발한 환자들에게서 처음으로 이런 생존율 증가를 확인한 놀라운 결과였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블린사이토의 소아 ALL 급여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저희의 가장 큰 미충족수요(unmet needs)는 급여다. 현재 재발‧불응성에서만 급여를 받고 있는데, 미세잔존암(MRD) 양성 환자들에게도 급여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에서는 작년부터 모든 소아 ALL 환자에 동일한 프로토콜을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정확하게 미세잔존암을 측정하고 위험군을 분류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며 “AALL1731 연구와 같이 진단 시에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빨리 허가를 받고, 급여 등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러한 급여 확대 필요성에 대해 암젠코리아 김민지 이사는 “소아는 잔존 여명이 긴 환자들이기 때문에, 국내 규정상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보험 급여를 충분히 해줘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환자들이 급여 혜택을 빨리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윤재호 교수 "조혈모세포 이식 없이도 완치 가능한 시대 열려"

이날 또 다른 연자로 참석한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윤재호 교수는 “블린사이토의 공고요법 적응증 확대는 단순한 적응증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피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블린사이토 E1910 임상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MRD 음성인 성인 전구 B세포 ALL 환자에게 1차 치료 공고요법으로 블린사이토 및 화학요법을 교차 투여한 경우, 3년 전체 생존율이 85%로 화학요법 단독 투여군의 68%보다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블린사이토 병용군에서 59%의 사망 위험 감소를 보였으며, 3년 무재발 생존율도 80%로 화학요법 단독 투여군(64%)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임상적 유의성을 강조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현재 국내 고위험군 ALL 환자의 약 70%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식은 면역학적 합병증과 같은 예기치 않은 독성이 발생할 수 있어 위험성이 높다. 블린사이토를 포함한 공고요법은 이식 없이도 높은 생존율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MRD 음성인 완전관해 환자에게 블린사이토를 포함한 공고요법을 시행했을 때 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였다. 이는 고무적인 치료 성적으로, 특히 이식에 따른 15% 내외의 독성 위험을 감안하면 더욱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교수는 블린사이토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윤 교수는 “10년간 사용하면서 이미 블린사이토의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됐으며, 경미한 수준의 부작용도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연구에서도 블린사이토를 사용한 환자군에서 항암 치료 중 사망률이 기존 항암 치료 환자군보다 현저히 낮았다고 소개했다. 윤 교수는 “재발한 환자에게 블린사이토를 사용했을 때, 항암 치료로 인한 사망은 단 한 케이스에 불과했다. 독성이 적은 표적 치료제의 도입은 임상 현장의 분위기마저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암젠코리아 신수희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블린사이토가 가지는 혁신적 가치는 암젠이 환자를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ALL 환자들이 더 긴 생존과 완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블린사이토는 이중 특이적 T세포 결합체(BiTE)로, 2015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Ph-)의 재발 또는 불응성 전구 B세포 ALL 치료 적응증으로 최초 허가를 획득했다.

이어 2020년 9월에는 미세잔존질환(MRD)이 0.1% 이상인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관해 상태의 전구 B세포 ALL 치료 적응증을 추가했으며, 지난 2월 14일에는 성인 및 소아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인 전구 B세포 ALL 환자에게 공고요법으로 최대 4주기까지 투여 가능하도록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로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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