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구성 후 성명…"말잔치‧협박 거듭하면 필수의료 멸망"
아주의대 교수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일방 추진을 비판했다. 사태가 계속되면 결국 사직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아주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아주의대 교수들의 외침’이라는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대통령 이하 관련 부처의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무분별하고 일방적인 강행을 반대한다며, 세심하고 계획적으로 추진돼야 할 정책들이 어떤 의심과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 밀실 논의와 강압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귀를 막은 정부의 불통에 항의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젊은 의사들과 휴학을 결심한 의대생들의 행위에 기성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움과 함께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교수들이 지키고 있는 이유는 정부에 동조하기 때문도, 병원의 경영상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함도 아니며 젊은 의사들이 학생들과 돌아왔을 때 즉시 그들을 맞이하고 중단됐던 교육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부재 중 있어서는 안될 재난을 막기위해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비대위는 “이런 교수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직접 원인제공자인 대통령과 관련 부처는 근거없는 말잔치, 터무니없는 수사와 협박, 갈라치기 형태만을 거듭하고 있어 이대로는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의) 복귀는 요원할 뿐”이라며 “이대로라면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중증의료 인프라는 점차 소진되고 결국 파행과 멸망의 길을 갈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현 입학정원 40명의 3배가 넘는 144명의 새 정원을 신청한 아주대 총장 결정에 대해서는, 교육 당사자인 의대 교수들에게 적정 정원을 물어보는 과정도 없었고 의대 교수들의 증원 신청 만류 의견이 묵살된 결정에 반대한다고 했다.
특히 아주의대 교수 중 75%가 참여한 설문에서는 ▲점진적 증원 ▲2025년은 20명 이내 인원 신규 정원 감당 가능 ▲2028년부터 신규 정원 40명 가능 등의 의견이 나와 전달했지만 무시당했다며 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모으지도 못하고 관철시키지도 못한 책임을 지고 의료원장과 학장은 사퇴하고 복지부와 교육부에 제출한 의대 정원 증원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수많은 문제가 얽힌 다차원적 방적식임을 인정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는 “우리나라 의료가 단지 파격적인 의사 수 증가만으로 바람직한 미래의료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는 일차함수적 문제라면 좋지만 진실은 수많은 제도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가 개입된 다차원의 방정식임을 모두는 인정해야 한다”며 “정부 주장처럼 간단한 문제였다면 왜 지금까지의 역대 정권이 이를 해결하지 못했는가를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를 단순히 의사들의 이기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정부 무책임의 극치이자 본질을 외면하고 호도하는 행위”라며 “이제라도 소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구체적으로 실행가능한 결과물로 만들어내기 위한 이해당사자간의 진지한 협업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전향적인 상황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은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교수들의 어떤 설득과 간청도 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며 “이런 사태에 절망해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도 있으며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더 많은 교수들이 사직의 길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 멀지 않았음을 비통한 심정으로 고백한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현 상황을 비판과 우려의 심정으로 지켜보는 국민들께 부탁드린다. 사실인양 보여주는 수많은 숫자와 그림 뒤에는 만든 사람이 의도한 편견과 허상이 늘상 존재한다”며 “만들어진 허구적 공포가 우리의 이성을 쉽게 마비시킴을 늘 경계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지금 밖에 있는 젊은 의사들은 불과 얼마전 엄혹했던 코로나19의 시기에 진료의 최전선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며 묵묵히 의사의 소임을 다했던 이들이며, 건강한 인격을 갖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일방적인 선전과 선정적 언론보도에 맞서 담담히 우리의 주장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 너무나 부족함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의 외침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통령 이하 관련부처의 소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무분별하고 일방적인 강행을 반대한다.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국가차원의 중요한 보건의료정책은 그 무엇보다 더 세심하게 계획하고 추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도의 순수성마저 의심되고 허점투성이인 숫자들만 맹목적 근거로 제시될 뿐, 이에 대한 어떤 의심과 비판도 허용하지 않은 채 밀실논의와 강압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국가보건의료의 핵심 전문가인 의료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폄하하는 모습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아울러 제기되는 어떤 우려에도 귀를 막고 있는 정부의 불통에 대한 항의로 미래 보건의료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스스로 내던지는 결심까지 각오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젊은 의사들과 휴학을 결심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행위에 기성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움과 함께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
지난 3월 4일 현 입학정원 40명의 세배가 넘는 144명의 새 정원을 신청한 대학 총장의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과정 중에 직접 교육의 책임자인 의과대학 교수에게 증원가능한 적정 정원을 물어보는 과정은 전혀 없었다. 반면, 의과대학 교수들은 전체교수의 3/4이 응답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대대적인 증원 신청을 강하게 만류하는 의견을 총장에게 제시하였으나 결국 묵살되었다. 대다수 교수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터무니없는 증원 신청은 교육 당사자의 의도에 반하는 결정으로, 향후 이를 그대로 추진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
일방통행만을 고집하는 정부에 젊은 의사와 학생이 항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를 옥죄는 사직과 휴학일 수밖에 없었음을 비통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젊은 의사들이 해오던 일은 병원에 남은 교수들이 어렵사리 메꾸고 있으며 활기가 넘쳐야 할 신학기의 강의실은 텅 빈 채로 버려져 있다. 이런 파행적 운영에 직면한 병원과 의과대학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남은 교수들이 애써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정부에 동조하기 때문도, 병원의 경영상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단지 지금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한 채 바깥에서 두려움에 떠는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이 돌아왔을 때 즉시 그들을 맞이하고 중단되었던 교육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들의 부재중에 행여 생길지 모르는 있어서는 안 될 재난을 막기 위해서다. 이런 교수들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직접 원인제공자인 대통령과 관련부처는 근거 없는 말잔치, 터무니없는 수사와 협박, 갈라치기 행태만을 거듭하고 있어 이대로는 이들의 복귀는 요원할 뿐이다. 이대로라면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중증의료 인프라는 점차 소진되고 결국 파행과 멸망의 길을 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현 우리나라의 의료가 단지 파격적인 의사수 증가만으로 바람직한 미래의료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는 일차함수적 문제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진실은 수많은 제도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가 개입된 다차원의 방정식임을 우리 모두는 인정해야 한다. 정부주장처럼 이렇게 간단한 문제였다면 왜 지금까지의 역대정권이 이를 해결하지 못했는가를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이를 단순히 의사들의 이기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정부 무책임의 극치이자 본질을 외면하고 호도하는 행위임을 호소한다. 이제라도 소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구체적으로 실행가능한 결과물로 만들어내기 위한 이해당사자간의 진지한 협업을 제안한다. 이런 전향적인 상황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은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교수들의 어떤 설득과 간청도 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이런 사태에 절망하여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도 있으며, 향후 상황전개에 따라 더 많은 교수들이 사직의 길 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 멀지 않았음을 비통한 심정으로 고백한다.
한편 병원과 학교 바깥에 머물고 있는 이들과 달리 스스로의 의지에 근거해 안에 남아있는 소수의 사람들 또한 있음을 알린다. 비록 다수의 뜻과는 다르더라도 그들은 그들대로 존중받아야 할 동료이자 인격체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하나의 총통을 외치던 나치가 참혹하게 멸망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인정, 타협의 토양에서만 자라는 연약한 존재이다.
끝으로 현 상황을 비판과 우려의 심정으로 지켜보는 국민들께 부탁드린다. 사실인양 보여주는 수많은 숫자와 그림 뒤에는 만든 사람이 의도한 편견과 허상이 늘상 존재함을, 이런 만들어진 허구적 공포가 우리의 이성을 쉽게 마비시킴을 늘 경계해주기를 바란다. 지금 밖에 있는 젊은 의사들은 불과 얼마전 엄혹했던 코로나19의 시기에 진료의 최전선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며 묵묵히 의사의 소임을 다했던 이들이며, 건강한 인격을 갖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일방적인 선전과 선정적 언론보도에 맞서 담담히 우리의 주장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 너무나 부족함을 절감한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 할 예정이다. 부디 이어질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주기를 당부드린다.
2024.3.8.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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