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에 명시된 의료인은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다. 의사 집단과 한의사 집단을 표현할 때 통상 의료계와 한의계로 구분해 사용한다.

그런데 한의사들은 자신들을 한의계라고 하고 의사들을 의료계라고 하는 표현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한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한한의사협회는 굳이 의사 집단을 의료계가 아닌 '양의계'로 불러야 한다며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의사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사단체인 미래의료포럼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구분 짓자며 ‘현대의료계’와 ‘고전한방계’로 부르고 건강보험도 ‘현대의료보험’과 ‘고전한방보험’으로 분리하자고 했다.

서로를 향해 폄하해 부르는 ‘한방사’, ‘양방사’까지 다시 등장했다.

의사와 한의사로 구분돼 있는 호칭을 두고 벌이는 이같은 다툼은 속뜻이 따로 있다고 해도 유치해 보인다. 자칭 타칭 전문가라고 불리는 직역에서 벌어질법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의사 집단을 의료계로, 한의사 집단은 한의계로 표현하는 게 특별한 의도가 있어서는 아니다. 그저 두 집단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같은 의료인인 간호사도 집단을 호칭할 때 간호계로 한다.

의료계와 한의계 사이 감정의 골은 생각보다 깊었던 모양이다. 그간 서로에게 입힌 크고 작은 상처들이 곪았고, 호칭 논쟁으로 번졌다. 그 이면에는 이원화된 면허체계를 기반으로 한 의료제도에 대한 불만이 보인다.

이원화된 체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양 측 모두 의료일원화 필요성을 제기하지만 그 누구도 앞장 서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전문가 집단이라면 유치한 말싸움과 감정 싸움보다는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토론해 합의점을 찾자.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