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이 국내 최초로 수술로봇 ‘다빈치Xi’를 이용해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 내시경 관상동맥우회수술(Totally Endoscopic Coronary Artery Bypass Grafting, TECAB)을 성공했다.

심장을 멈추지 않고 뛰는 상태에서 로봇팔과 내시경만으로 진행한 고난도 수술로, 흉골 절개 없이 이뤄져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낮다.

이 방식은 전 세계에서도 시행 가능한 병원이 10곳 미만일 정도로 드물며, 다빈치Xi 시스템을 활용한 수술은 5곳 정도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지병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 김민석·황성욱·김기봉 교수팀이 협심증으로 내원한 60대 환자를 대상으로 다빈치Xi를 이용해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관상동맥우회수술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으로 좁아진 심장혈관을 우회해 혈류를 확보하는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흉골 절개 후 심장을 멈추고 인공심폐기를 이용해 시행된다. 이 과정에서 뇌졸중, 염증 등 여러 합병증 위험이 뒤따른다.

반면,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수술은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지 않고,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수술한다.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낮지만, 직경이 1~2mm인 미세혈관을 직접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번 수술에서 김민석 교수팀은 흉골을 절개하지 않고 흉부에 작은 구멍을 내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팔을 삽입해 진행했다. 이는 완전 내시경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수술이다.

해당 수술은 3D영상으로 1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며, 미세한 혈관 정밀 수술 시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환자는 흉골절개를 피함으로써 출혈이 적고 흉터가 작으며, 회복기 통증도 거의 없어 빠른 회복과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김민석 교수는 “이번 수술은 수백 건 이상의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수술, 최소 침습 관상동맥우회수술, 로봇수술 경험 등 다양한 요소가 골고루 갖춰져야 가능한 고난도 수술”이라며 “MJ심장혈관센터에서 축적한 임상 경험과 의료진 간 유기적인 팀워크를 바탕으로, 심혈관질환 치료성 향상과 심장수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