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 성장세 주목…건강관리 관심도↑
반려동물 의약품, 인체용 의약품과 동반 개발 이어져
반려동물용 의약품이 국내 제약사의 성장을 이끌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반려동물용 의약품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성이 확보됐음은 물론, 성장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가 발표한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52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했다. 인구수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4.5%에 해당하는 1,262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월평균 총 양육비는 15만4,000원으로 2021년 14만원 대비 1만4,000원 증가했다. 최근 2년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73.4%가 반려동물의 치료비를 지출했고, 지출 규모는 평균 78만7,000원이었다. 이는 2021년 46만8,000원 대비 약 1.7배 급증한 금액이다.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55%가 반려동물 양육 관련 주된 관심사로 '건강관리'를 꼽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8조6,614억원으로 연평균 9.5%씩 성장해 2032년 기준 21조2,3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체용 의약품을 오랜 기간 만들어오던 제약사들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반려동물용 의약품 시장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단 반려동물용 의약품은 임상에 소모되는 시간이 인체용 의약품보다 상대적으로 짧고 심사 과정도 덜 까다로우며 개발비도 적게 든다. 또 인체용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동물을 통해 약효와 안전성을 확인한 물질로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개발하면 두 시장 모두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일례로 대웅제약 계열사 대웅펫은 인체용 의약품을 활용해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대웅펫은 지난 5월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의 주성분 우루소데옥시콜산을 반려동물용으로 만든 ‘UDCA정’을 출시했으며, 당뇨병 치료제인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를 반려동물용으로 만든 ‘엔블로펫’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의 임팩타민과 베아제를 활용해 반려동물용 영양제 ‘임팩타민펫’과 소화효소제 ‘베아제펫’도 판매 중이다.
HK이노엔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JAK(야누스키나아제) 억제제 계열 ‘IN-115314’을 반려동물용 피부염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HK이노엔은 “‘IN-115314’을 반려동물용 피부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3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판매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동물병원을 내원하는 반려견의 질병 중 피부질환이 18%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반려동물 피부질환 시장은 매년 9% 이상 지속 성장하고 있어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동국제약도 스테디셀러인 인사돌을 활용해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정’을 개발, 2021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비타민인 유판씨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추후 판매를 위해 특허청에 반려견용 비타민 제품 '멍판씨'와 고양이용 '냥판씨'에 대한 상표 등록도 마쳤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인 비오비타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해 ‘일동펫‘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출시했다.
종근당바이오도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인 락토핏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용 유산균 제품 ‘라비벳’을 생산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산업의 규모가 계속 커지고,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해, 제약사들이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체용 의약품의 개발 과정에서 부작용 발생 등으로 지연이 생길 때,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로 선회하는 것도 개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