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醫 궐기대회 주최 예상 뛰어넘은 '구름 인파'
"의대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즉각 철회하고 원점 재논의"

서울시의사회는 1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청년의사).
서울시의사회는 1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청년의사).

정부 강경 대응 예고에도 불구하고 진료실을 나선 의사들로 거리가 가득 찼다. 이들은 정부에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즉각 철회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서울시의사회가 15일 오후 7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한 '의대 정원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는 주최 예상의 5배가 넘는 인파가 몰렸다. 주최 측이 신고한 집회 참석 인원은 100여명이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개회사에서 "정부 강경 대응과 압박은 오히려 우리 투쟁 의지만 높인다"며 "디데이(D-Day)는 정해졌다. 선도 투쟁이 필요하면 서울시의사회가 앞장서겠다. 내가 최선봉에 서겠다"고 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썩은 당근을 제시하고 2,000명 증원을 수용하라고 한다. 보건복지부 장·차관은 망언을 일삼고 있다. 어용학자와 관료들이 대통령 눈과 귀를 멀게 했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은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 한 사람의 면허 취소가 아니라 (정부가) 13만 대한민국 모든 의사 면허를 동시에 취소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만 우리가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함께 해달라. 앞장서겠다"고 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을 비롯해 의사회 임원들은 회원을 보호하며 투쟁 최선방에 서겠다고 했다(ⓒ청년의사).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을 비롯해 의사회 임원들은 회원을 보호하며 투쟁 최선방에 서겠다고 했다(ⓒ청년의사).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톨릭의대 외과학교실 김성근 교수(여의도성모병원)는 "전국 의대생이 자발적으로 휴학을 결의하고 있다. 전공의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벗어나고 있다. 스승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들이 떠나면 대학병원은 2주 이상 버틸 수 없다. 대한민국 의료는 무너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300명을 태우는 비행기에 500명을 태우면 이륙도 목적지 도착도 못 한다"며 "정부는 원점에서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근거를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앉고 토론을 하면서 미래를 위한 정책을 만들라"고 촉구했다.

종로구의사회 박종환 회장은 "경찰과 검찰과 정부의 협박과 폭압과 탄압의 칼날이 다가오면 의협 비대위가 맨 앞에서 그 칼날을 마주 볼 것이다. 그 뒤에 비대위원들이 있을 것이다. 각 시도의사회 회장과 임원, 서울시 모든 구의사회 임원이 그 뒤에 서겠다. 교수들 역시 함께 설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우리는 (정부 탄압의) 가장 뒤에 1만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세우겠다"며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다. 우리의 싸움은 옳다. (4월 총선이 있는) 두 달 후면 결정된다. 55일 후면 심판할 수 있다. 우리는 승리한다"고 했다.

궐기대회 현장을 찾은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했다(ⓒ청년의사).
궐기대회 현장을 찾은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했다(ⓒ청년의사).

이날 결의문에서 의사들은 정부에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즉각 철회하고 의료계와 원점부터 재논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전문가인 우리 의사의 합당한 의견 제시가 무시되면서 야기될 수 있는 교육계와 이공계 및 의료 시스템 붕괴, 의대 교육 부실과 국민 건강권 침해 발생의 모든 책임은 잘못된 정책을 입안하고 강행한 정부에 있다"고 했다. 이번 정책은 "다가오는 총선을 겨냥해 추진되는 포퓰리즘적 정책이므로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했다. 정책 폐기와 재논의 외에 해당 정책 관계자 문책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요구를 외면하고 정부가 잘못된 대국민 선동을 반복해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 국민 건강을 지키고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결연히 항거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궐기대회는 주최 예상을 뛰어넘는 500여명이 몰렸다(ⓒ청년의사).
이날 궐기대회는 주최 예상을 뛰어넘는 500여명이 몰렸다(ⓒ청년의사).

진료를 마치고 궐기대회 현장을 찾은 참석자들은 앞다퉈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한 참가자는 "의사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잘못된 정책을 막으려면 행동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나왔다"면서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도 의사의 의무도 저버리지 않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경기도 평택시에서 왔다고 밝힌 또 다른 참가자는 "집회가 너무 빨리 끝나 아쉬울 정도"라고 했다. 그는 "2,000명 증원은 정말 말도 안 된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의료 환경을 지금보다 더 나쁘게 만들 것이다. 어떻게든 막고 싶다는 생각에 멀리서 왔다"며 "지금이라도 (정부 관계자들이) 생각을 바꾸길 바란다"고 했다.

궐기대회 참석자들이 항의 표시로 맞은편 대통령실을 향해 일제히 휴대전화 백라이트를 밝혔다(ⓒ청년의사).
궐기대회 참석자들이 항의 표시로 맞은편 대통령실을 향해 일제히 휴대전화 백라이트를 밝혔다(ⓒ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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