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료진 ‘번 아웃’ 응급의료 위기로 이어져
분노한 의사들 ‘최후의 보루’ 응급실 떠나지 못해

2024년 2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집단 사직과 동맹휴학으로 맞섰다. 혼란에 빠진 의료계는 임현택 의협 회장을 선택했지만 6개월만에 탄핵됐다. 12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가 터지며 의대 정원 증원과 의료개혁의 미래를 더욱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청년의사가 다사다난했던 2024년 의료계 주요 이슈를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의대 증원 정책 추진으로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번 아웃'된 현장 의료진 이탈은 응급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졌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의대 증원 정책 추진으로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번 아웃'된 현장 의료진 이탈은 응급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졌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의대 증원 정책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떠난 병원은 인력 부족에 직면해야 했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곳은 응급실이었다.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번 아웃’된 현장 의료진 이탈은 응급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졌다.

응급실 운영위기는 지방에서부터 시작됐다. 의정 갈등 시작 전부터 인력난을 호소하던 지방 의료기관들은 의료진 이탈에 응급실 운영 축소를 결정했다. 속초의료원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2명이 사직하면서 지난 7월 7일간 문을 닫았다.

순천향대천안병원도 같은 달 응급의학과 교수 사직으로 응급실 운영을 하루 동안 중단하기도 했다. 그 여파는 같은 천안에 위치한 단국대병원으로 이어졌다.

단국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누적된 과로와 격무로 병가에 들어가면서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타 진료과 전문의를 투입해 가까스로 응급실 운영을 이어갔지만 응급 환자 쏠림에 업무로딩은 급증하는 악순환을 겪어야 했다.

충북대병원도 8월 응급실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의정 갈등 후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이 병가와 휴가로 자리를 비우면서다.

일부 진료가 제한된 응급실도 있었다. 목포한국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기관지 응급내시경이 불가능하고, 성인과 영유아 모두 영상의학 혈관 중재를 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지방에서 시작된 응급실 운영위기는 수도권까지 번졌다. 아주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으로 응급실 운영 파행을 우려해야만 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도 영유아 장중첩 폐색 치료 등 응급실 진료 제한 안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대응은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분노만 키웠다. 응급실 운영을 제한하는 대학병원이 늘면서 응급환자들은 진료 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아우성이지만 정부는 일부 병원에 국한된 “부분적인 진료 제한”으로 “극복 가능하다”는 입장만 피력했다.

그러나 분노한 의사들은 응급실 문을 닫을 수도 없었다. 전국 곳곳에서 의대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 투쟁이 들불처럼 번졌지만 중증·응급환자의 ‘최후의 보루’였던 응급실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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