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질심, 외투세포림프종 치료에 벤다무스틴·리툭시맙 병용 급여 인정
최근 담도암 및 간암 치료에 면역항암제인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포함한 1차 치료요법이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 심의를 통과하며 건강보험급여에 청신호가 켜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3일 2024년 제8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한 '암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제에 대한 급여기준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암질심에선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의 1차 치료로서 '젬시타빈 및 시스플라틴과의 병용요법'으로 임핀지의 급여기준을 설정했다.
지난 3월 기존 '젬시타빈/시스플라틴(이하 'GemCis')' 화학요법을 본인일부부담(5/100)으로 인정하고 임핀지를 본인전액부담(100/100)으로 인정하는 방안에 이어, 8개월 만에 임핀지의 급여기준 확대에 동의한 것이다.
임핀지와 GemCis 병용요법은 지난 2022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해당 병용요법의 허가 근거가 된 글로벌 3상 임상 TOPAZ-1 연구는 국내 연구진인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오도연 교수가 주도해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은 바 있다.
TOPAZ-1 연구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 환자에서 최초로 3년 전체생존(OS) 데이터를 확인한 글로벌 3상 임상연구다. 그에 따르면, 임핀지 병용요법군의 3년 OS는 14.6%로 GemCis 단독군(6.9%)과 비교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41.3개월 시점에 임핀지 병용요법은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26% 감소시켰다.
또 암질심은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의 1차 치료에 임핀지와의 병용요법으로 항 CTLA-4 면역항암제 '이뮤도(성분명 트레멜리무맙)'의 급여기준을 신설했다.
임핀지와 이뮤도 병용 치료는 출혈 위험이 높아 현행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표준치료가 적합하지 않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중면역요법이다. 해당 병용요법은 지난 2023년 6월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최근 허가 근거가 된 글로벌 3상 임상 HIMALAYA 연구의 5년차 데이터가 발표됐는데, 그에 따르면 임핀지와 이뮤도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들의 5년 OS는 19.6%로, 소라페닙 치료군의 9.4%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결과를 기록했다.
담도암과 간암 치료에 대한 임핀지 병용요법은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와 건강보험공단과 해당 제약사의 약가협상이 남았다. 이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될 경우 내년 중순경에는 임핀지 병용요법에도 급여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날 암질심에선 외투세포림프종(MCL) 환자들의 숙원 과제였던 '벤다무스틴과 리툭시맙 병용요법(이하 BR 요법)'도 급여가 인정됐다.
BR 요법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및 재발성 또는 불응성 MCL 환자 모두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희귀질환인 MCL 특성으로 인해 근거 마련이 어려워 국내에서는 급여 적용에 제한이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같은 날 심의 안건으로 오른 다발골수종 치료제 '텍베일리(성분명 테클리스타맙)'는 첫 번째 급여 도전에 실패했다.
텍베일리는 지난 2023년 7월 식약처로부터 '프로테아좀억제제, 면역조절제, 항-CD38 단클론항체를 포함해 적어도 3차 이상의 치료를 받은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치료에 단독요법'으로 허가 받은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다.
더이상 치료옵션이 없는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들에서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약제로 주목받고 있지만, 확증 임상시험의 부재 등으로 첫 번째 급여 관문인 암질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또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항암화학요법 병용도 급여 확대 안건이 올라왔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타그리소와 항암화학요법 병용은 글로벌 3상 임상인 FLAURA2 연구를 통해 기존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약 40% 개선하며 고위험 환자에 대한 1차 치료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이번 심의에서는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