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2상 임상 결과로 암젠 '임델트라' 신속 승인
AZ '임핀지' 공고요법, ASCO 2024 플레너리 발표 선정

최근 치료 불모지로 여겨지던 소세포폐암 치료에 신약 개발 물결이 일렁이며, 폐암 생존율 개선에 또 한 번의 진일보가 기대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 16일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 이력이 있는 확장기 소세포폐암(extensive stage small cell lung cancer, ES-SCLC) 환자 치료에 암젠 '임델트라(성분명 탈라타맙 들레, tarlatamab-dlle)'의 사용을 신속 승인했다.

'임델트라'는 환자 자신의 T세포를 활성화해 'DLL3' 발현 종양 세포를 공격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DLL3 표적 이중특이적 T세포 관여 항체(Bispecific T-cell Engager, BiTE) 치료제다.

폐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높기로 유명한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중 15~2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암이 양쪽 폐나 다른 장기로까지 전이된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들은 기대여명이 1년이 채 안될 정도로 치료 예후가 불량하다고 알려져 있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기반으로 한 표준 치료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으며, 생존률에 있어서도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지만 소세포폐암은 여전히 백금 기반 화학요법이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고,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극히 제한적으로 여전히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로 남아 있다.

임델트라는 이 같은 확장기 소세포폐암 치료에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미 FDA 허가는 2상 임상인 DeLLphi-301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는데, 임델트라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을 받고도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서 14.3개월이라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을 보여줬다. 이는 통상 4~5개월에 불과한 생존기간을 3배 가량 연장시킨 결과다.

여기에 더해 임델트라의 객관적반응률(ORR)은 40%였으며,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9.7개월에 달해, 기존 구제요법과는 비교할 수 없는 치료 성과를 보여줬다.

이 같은 이유로 임델트라는 신속승인제도(Project Orbis)를 통해 미국에서 허가를 획득했으며, 브라질, 캐나다, 이스라엘, 영국의 규제기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승인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DeLLphi-301 연구에는 국내 환자들도 참여해 암젠코리아 역시 임델트라의 국내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신속심사가 이뤄지면 허가 신청 이후 약 6개월 내 승인이 이뤄질 수 있어 내년 중에는 국내 폐암 환자들도 임데트라의 사용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임델트라의 급여가 신속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경우 보령이 지난 2022년 9월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PharmaMar)가 개발한 '젭젤카(성분명 러비넥테딘)'를 도입해 확장기 소세포폐암 치료에 판매 중이지만, 여전히 비급여 약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젭젤카 역시 2상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조건부 허가가 이뤄져, 현재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확증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제한기 소세포폐암(limited-stage small-cell lung cancer, LS-SCLC) 환자의 완치율을 높여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까지 개발되며, 소세포폐암 치료 분야는 진일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항 PD-L1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받은 환자에서 공고요법으로서 효과를 입증하며 재발 위험을 낮춘 것이다.

이 효과는 3상 임상인 ADRIATIC 연구를 통해 밝혀졌는데, 해당 연구는 오는 31일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학회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 플래너리 세션 주제로 선정되며 학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처럼 전 병기에 걸쳐 신약들이 하나둘 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 등장하면서 재발 위험이 높았던 제한기 환자들의 완치율 향상과 5년 생존율이 2~3%에 불과한 확장기 환자들의 생존률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