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참여 병원 모집
36시간→24~30시간 단축…참여 시 전공의 추가 배정 등
사직 전공의들 "실효성 없다"…전문의 대폭 증원 요구도

정부가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을 추진하지만 사직 전공의들은 이에 지적을 쏟아냈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정부가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을 추진하지만 사직 전공의들은 이에 지적을 쏟아냈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

정부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에 대한 ‘당근책’으로 연속근무를 기존 36시간에서 최대 24시간까지 줄이는 시범사업을 시행하지만 전공의들은 "실효성 없다"는 반응이다.

주 80시간 근무 시간이 유지되는 이상 "아무런 이득도 없다"는 힐난부터 전문의를 대폭 증원하기 위한 정책도 함께 진행돼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까지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을 통해 2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전공의가 있는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에 참여할 병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은 1년 동안 병원이 전공의 연속근무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시간부터 30시간까지 자율적으로 단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여 병원에는 전공의 별도 정원 추가 배정 등이 지원된다. 다만 시범사업에 참여하려면 필수의료라 불리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중 2개 이상 과목을 포함해 신청해야 한다.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은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지난 제26기 대전협 강민구 전 회장은 36시간 연속 근무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주요 회무 중 하나로 추진했으며, 현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도 제27대 대전협 회장 선거 공약으로 36시간 연속 근무 시간 단축을 들은 바 있다.

이에 국회도 화답해, 지난 2월 1일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연속 근무도 36시간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 개정안(전공의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의 시범사업은 개정안의 36시간보다 근무 시간을 훨씬 단축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경상 지역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다 사직한 전공의 A씨는 지난 2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은 부수적인 요구사항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의사 증원 백지화”라며 “솔직히 전공의들이 이번 안으로 복귀하는 등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A씨는 “바이탈과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의 경우 연속근무 시간이 줄더라도 환자들을 앞에 두고 근무를 중단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게다가 당직을 선 이후 바로 다음날 오프를 하면 교수들이 환자를 본다는 것 아닌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권 수련병원에서 근무했던 전공의 B씨도 “실효성 없는 숫자놀음”이라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다 떠난 마당에 연속근무 시간을 줄여봤자 의미가 없다. 게다가 주 80시간 근무가 유지되면서 연속근무 시간만 줄여봐야 전공의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공의 근무시간 감소뿐 아니라 전문의를 대폭 늘리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대학병원에서 수련하던 전공의 C씨는 “전공의 근무 축소와 함께 가야 하는 대전제가 바로 전문의 대폭 증원”이라며 “이와 관련해서도 실질적인 지원을 포함한 정책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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