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기 도전 성공 고신대병원 오경승 원장 “목숨 걸고 한 도전”
“의료대란에 지정기준 맞추기 쉽지 않아…한시적 방안 필요”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으로 인력부족이 현실화된 가운데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이대로는 인력기준을 충족하기 못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대거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고신대병원 오경승 원장은 지난 11일 대한병원협회가 개최한 ‘The 15th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4’(KHC 2024)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4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고배를 마신 고신대병원은 5주기 지정 도전에 성공했다. 오 원장은 5주기 상급종합병원 도전을 “목숨 걸고 한 도전”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오 원장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있다가 2차병원으로 떨어지니 순이익에서 연간 150억원이 날아갔다. 그대로 적자가 됐다”며 “다음 심사 받을 때까지 3년이 있는데 1년에 150억원씩 날아가면 3년이면 순이익에서 450억원이 날아가 그대로 적자로 쌓인다. 그러니 목숨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도전 이유로 구성원들의 자긍심 고취를 꼽았다. 오 원장은 “단순히 재정적인 문제 뿐만은 아니었다”며 “소속 교수들의 자긍심 문제도 있었다. 이는 굉장히 중요하다. 비록 대학병원에서 월급도 많지 않더라도 유지할 수 있는 건 상급종합병원 교수이고 제자들을 가르치고 동료들과 연구하는데 의미를 두기 때문”이라며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4주기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한 원인을 전공의 인력기준으로 꼽았다. 지방병원일수록 필수과 인력 채우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의대 정원 확대로 전공의들이 사직한 현 상황은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오 원장은 “4주기 때 왜 떨어졌는지 생각해 봤다. 지방병원은 전공의 인력이 없다. 12개 진료과목 중 6개 기피과를 제외하고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4개까지만 채우면 만점을 준다”며 “그런데 (전공의 기준을) 다 채우기가 쉽지 않다. 수도권에서는 쉬운 일이 지방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의료대란이 일어났고 전공의들이 다 나갔다. 필수과 하던 전공의들이 이제는 안 하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도 인력 맞추기 쉽지 않다”며 “더욱이 지금 나가 있는 인턴과 전공의 보금자리는 남겨놔야 하지 않겠나. 지방 사립병원들이 버틸 수 있도록 한시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