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여리 교수, 대한당뇨병학회 학술대회서 발표
"국내 SGLT-2 억제제 처방, 복합제가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당뇨병 약제 처방 패턴을 보면 SGLT-2 억제제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SGLT-2 억제제 처방량은 낮지만 시간이 지나면 미국 등과 같은 양상을 보일 것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양여리 교수는 지난 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뇨병학회 학술대회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진행된다.
양 교수는 이날 'SGLT-2 억제제 처방과 관련한 시장 분석(Market Analysis of Combined Prescription of SGLT2 Inhibitors)'을 주제로 미국, 유럽, 한국에서 SGLT-2 억제제 처방 패턴에 대해 발표했다.
양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 공보험 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 데이터를 통해 미국 내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 등 당뇨병 약제와 함께 SGLT-2 억제제 처방 패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초기 치료제였던 설폰요소제의 처방은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DPP-4 억제제의 경우, 등장 이후 빠르게 처방량이 증가했다. SGLT-2 억제제는 2014년 이후부터 처방 건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더 큰 증가폭을 보였으며 2017년 SGLT-2 억제제의 순환기 관련 연구 공개 이후 순환기내과에서도 처방하기 시작했다.
양 교수는 "SGLT-2 억제제 처방이 증가하는 것도 주목할만 하지만 약제에 따라 처방량의 변화도 흥미롭다"며 "카나글리플로진(제품명 인보카나)이 처음에는 미국의 SGLT-2 억제제 시장을 꽉 잡고 있었지만 엠파글로플로진(제품명 자디앙)의 심부전 임상시험인 'EMPA-REG' 연구결과 발표 이후 처방 건수가 급격히 증가해 2018년 카나글리플로진을 역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료과별로 보면, 'EMPA-REG' 결과가 굉장히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순환기내과에서는 대부분 엠파글로플로진을 처방했다면, 당뇨병 약제로만 처방했던 과에는 카나글리플로진 처방 비율이 더 높았다"고 덧붙였다.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도 지속적인 처방량 증가를 보였는데, 이는 자디앙과 같이 다양한 임상시험으로 인한 추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 교수는 "다파글리플로진은 심혈관 및 심부전 분야뿐만 아니라 신장 관련 연구에 따라 처방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처방 환경도 미국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유럽의 경우에도 SGLT-2 억제제 연구들이 발표될 때마다 처방이 늘고 있다.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게 빠르게 처방이 늘어나는 약제"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SGLT-2 억제제 처방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최근 당뇨병 약제 급여 기준이 변경된 부분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SGLT-2 억제제들이 다양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험도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첨언했다.
국내에서 허가 받은 SGLT-2 억제제는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베링거인겔하임&릴리 자디앙, 아스텔라스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 MSD 스테글라트로(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 등이 있다. 얀센 인보카나의 경우 국내에서 2019년 6월 품목취하했다.
이 중 국내 SGLT-2 억제제 시장을 견인하는 품목은 포시가와 자디앙이다.
양 교수는 국내 당뇨약 처방의 특징은 복합제 사용이 활발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로플로진 모두 단일제는 거의 처방되지 않는다. 복합제 처방이 대부분이고 최근 급여 확대로 2제, 3제가 보험등재돼 이러한 처방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